매일신문

[시사뒷담] '여성판 N번방' 동일 잣대 엄벌 촉구…허은아 글을 나경원이 공유한 글을 허은아가 재공유

'설전' 난무 페이스북에서 공유에 재공유 이어진 흔치 않은 사례
2019년 N번방 사건과 동일 잣대 엄벌 뜻 일치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제2 N번방' 관련 공조 이어질까?

허은아, 나경원. 각 페이스북
허은아, 나경원. 각 페이스북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의 글을 나경원 22대 국회의원 당선이 공유하자 허은아 대표가 재공유한 모습. 페이스북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의 글을 나경원 22대 국회의원 당선이 공유하자 허은아 대표가 재공유한 모습. 페이스북

우리나라 내로라하는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 세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싸움인 '설전'이 아닌, 서로의 글을 공유하며 '리스펙(Respect, 존경)'을 표하는 훈훈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모습을 보통 같은 당 소속 정치인들끼리는 종종 보여주는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라는, 나름 팽팽한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는 두 정당 소속 정치인들끼리 보여줘 시선이 향한다.

바로 이번에 개혁신당 당권을 잡은 허은아 개혁신당 신임 대표와 4년 만에 국회로 복귀한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이다.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에서 이뤄진 이른바 '제2 N번방'('여성판 N번방' 사건으로도 표현) 사건과 관련해 '수년 전(2019년) 드러난 N번방 사건과 동일한 잣대의 엄벌'을 한 목소리로 언급했는데, 이게 22대 국회에서 입법 등 공조로 이어질 지 시선이 향한다.

특히 나경원 당선인이 현재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도 거론되는 만큼, 만일 나경원 당선인이 당 대표가 되면 이미 뜻을 일치시킨 두 당 대표 간 제2 N번방 관련 협력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셈이다.

▶시작은 지난 5월 16일 오후 1시 35분쯤 허은아 대표가 올린 '제2의 N번방' 사건 관련 글이었다.

그는 84만 여성 회원들이 운집한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에서 남성 나체 사진을 올리고 성희롱을 한 정황을 담은 기사 캡처 이미지를 첨부, "국내 최대 여성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성범죄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트 앱에서 만난 외국 남성들의 실물이나 성기 등의 정보를 후기의 형식으로 카페에 공유했다고 한다. 카페에서 널리 공유된 '미군남 빅데이터 전차수 총망라' 리스트에는 미군의 신상이 상세히 적혀 있다. 범죄의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면서 "명백한 '제2의 N번방'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범죄의 수법에 차이가 있다고 하나 그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수년 전 수많은 여성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준 N번방 가해자들과 동일한 잣대의 엄벌이 내려지길 기대힌다.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우리 사회의 세밀한 지원도 뒤따르길 바란다. 끝까지 책임지고 지켜보겠다. 침묵의 비겁함을 보이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이 글을 나경원 당선인이 오늘(20일) 오후 3시 9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이 사건을 바라보는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의 시각에 100% 동의한다"면서 "'동일한 잣대의 엄벌', 이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우 중대한 성범죄이다. 이 사건으로 주한미군 남성들이 큰 상처와 실망을 갖게 되진 않을지 걱정이다. 당연히 대한민국 남성을 상대로 자행된 같은 수법의 범죄도 엄정하게 단죄해야 한다. '당당함' '표현의 자유' 따위는 절대 설 자리도 없고, 언급돼서도 안 될 사안"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저 역시 국민의힘과 함께 남성의 성 인권 침해를 방지하고, 가해 행위에 무거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대안과 해결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그러자 허은아 대표가 2시간 28분 뒤인 같은날 오후 5시 37분쯤 '자신의 글을 공유한 나경원 당선인의 글'을 재공유, "제2의 N번방 사건에 '동의한 잣대의 엄벌'을 촉구하는 것은 상식에 해당하는 태도이다. 그러나 상식을 표현하는데 용기가 필요한 세상이 됐다"면서 나경원 당선인을 치켜세웠다.

이어 "나경원 의원님에게는 늘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2018년 발의하셨던 비동의간음죄법에 '세심하지 못했다'고 사과의 뜻을 밝히셨던 것도 큰 용기라고 생각한다"면서 "용기있고 당당한 분들과는 언제나 함께하겠다. 고맙다"고 입법 등으로 손을 잡을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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