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가 권력에 굴복하면 정의가 죽고, 힘없는 국민은 더욱 위태로워집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부정부패는 네 편 내 편 가릴 것 없이 국민 편에서 엄단하고,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 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안심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습니다.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3월 10일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발표한 메시지다. 2022년 4월 2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민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는 법치의 원칙을 확고히 지켜 반칙과 특권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 초심대로만 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어리석음이었다.임계점(臨界點)이란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다른 상태로 바뀔 때의 온도와 압력이라는 뜻이다. 영어는 'critical point'이다.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일상적인 용어로 다양한 맥락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칼 마르크스는 양질 전환의 법칙 또는 양 격차 이론으로 사회 발전을 설명한다. 양적인 변화가 누적되면서 질적인 변화로 전환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사회 변화 이론이다. 사회적 불만과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무능과 부패, 시민들의 의식 변화, 국제적 영향이나 경제적 충격, 조직화된 저항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대규모 시위나 혁명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대 정치사에서도 양질 전환의 법칙 사례를 수차례 확인할 수 있다.
이승만 정권이 정권 연장을 위해 3·15 부정선거를 감행하면서 국민의 불만을 폭발시켜 일어난 4·19혁명,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와 경제적 불만에서 촉발된 YH무역 여공 사건과 부마항쟁은 박정희 암살과 5·18민주화운동, 5·18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하고 집권한 전두환 군사정권의 인권 탄압과 독재에 저항한 1987년 6월 항쟁,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 사건에 분노한 촛불 혁명 등은 사회적 불만이 어떻게 혁명이나 봉기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다.
5월 10일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이 되었고, 5월 31일부터 제22대 국회가 시작된다.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한 중간 평가는 192대 108이라는 성적표가 나왔다. 조국혁신당은 '3년은 길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12석을 확보했다. 192라는 숫자가 보여주는 의미는 매우 엄중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그 엄중함을 모르는 듯하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 요구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히려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던 검사를 인사 발령 냈고, 김건희 여사는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야당이 주도해 본회의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10번째 거부권 행사다. 채 상병 특검법은 대통령실이 수사 대상이다. 대통령 권한 남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정부는 인천공항 세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국민 안전을 해치는 해외 직구 제품 원천 차단'을 발표했다가 3일 만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만 5세 초등학교 조기 입학, 주 69시간 근로제, 해외 직구 원천 차단 등 일단 던져 놓고 여론의 간을 보다 슬그머니 꽁무니 빼는 정책 추진 방식, 국민의 삶이나 나라의 미래보다는 대통령 심기만 살피는 태도는 참 한결같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만에 성사된 야당 대표와 양자 회담, 대통령 취임 2주년 국민 보고 기자회견, 정부 정책 추진 등을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은 '더 이상 기대할 게 없구나'이다. 총선 이후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는 허무한 기대였고,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이 현재 민심이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국민의 인내심이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2021년 12월 29일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새시대준비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과거의 어떤 정권도 이런 짓을 못 했습니다. 겁이 나서. 근데 여기는 겁이 없어요. 보통은 겁나서 못 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대통령 임기 5년이 뭐가 대단하다고. 너무 겁이 없어요, 하는 거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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