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전자 반도체 리더십 교체, AI칩 주도권 확보 나선다

'반도체 신화' 주역 전영형 부회장 대내외 악재 속 '원포인트 인사'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 수장을 전격 교체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쇄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으로 임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에는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이 선임됐다.

통상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가 매년 12월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장 교체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포인트' 인사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1960년생인 전 신임 DS부문장은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를 유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LG반도체 출신으로 1999년 당시 LG반도체가 현대전자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삼성의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긴 그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낸드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삼성SDI 대표를 맡았고 지난해 삼성전자로 돌아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왔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을 이끌며 기술 혁신과 조직의 분위기 쇄신을 통해 반도체 기술 초격차와 미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력인 반도체 업황 부진의 여파로 DS부문에서 연간 14조8천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최근 AI시장 확대로 급성장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기는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집계 기준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로 조사됐다. 게다가 작년에는 인텔에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내줬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도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와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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