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정부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를 둘러싼 정책 혼선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규제 필요성에 동의를 표시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여당 중진들의 잇따른 정부 비판을 정치적 존재감 과시라고 규정하고 자제를 촉구했다. 이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유승민 전 국회의원, 나경원 당선인 등은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태도라며 역공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국민들의 일상을 파고든 민생현안이다 보니 차기 대권주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더 잦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을 겨냥한 오 시장을 직격했다. 한 전 위원장은 "서울시장께서 저의 의견 제시를 잘못된 '처신'이라고 하셨던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설적인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오 시장이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로,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언급에 대한 것에 대한 비판 성격이다.
한 전 위원장은 "방향은 맞는다는 것만으로 좋은 정책이 되지 않고 선의로도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그런 사례는 많다. 그러니 더 정교해지자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진의를 설명했다.
이에 오 시장이 다시 반격에 나섰다. 오 시장은 21일 오후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여당 정치인들이 SNS로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가급적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중진은 필요하면 대통령실, 총리실, 장·차관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고 협의도 할 수 있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부 통로는 놓아두고 보여주기만 횡행하는 모습이 건강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되치기에 나섰다.
한 전 위원장과 함께 비판대열에 합류했던 유승민 전 국회의원, 나경원 당선인 등을 향해 '공개적 비판'보다 '생산적 훈수'를 당부한 것이다.
이에 유 전 의원은 "그들(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서는 말할 배짱이 없느냐"며 "자기가 SNS 하면 건강한 거고, 남이 SNS 하면 보여주기만 횡행한다? 이건 대체 무슨 '억까'(억지로 까기) 심보인가"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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