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 동영상에서 나치 독일의 제3제국(the Third Reich)을 연상시키는 '제국(Reich)'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언어라면서 비판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긴 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주제로 한 30초 분량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동영상에는 선거 승리시 경제가 호황이 될 것이라면서 '통일된 제국의 탄생으로 산업 경쟁력이 크게 증가했다'는 문장이 포함돼 있다.
이 문장에서는 통일된 제국을 'unified reich'로 표현했다. 'reich'는 독일어로 제국을 의미하는 단어지만, 통상적으로 나치 독일의 제3제국을 의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진행한 선거 캠페인에서 "트럼프 캠프는 그가 이기면 그것은, 제3제국처럼 통일 제국이 될 것이라는 포스트를 어제 올렸다"면서 "이 사람은 미국이 아닌 히틀러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4개월여 전에도 '히틀러가 좀 좋은 일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제기하는 위협은 첫 번째 임기 때보다 2번째 더 커졌다"면서 "트럼프는 만약 그가 11월에 또 지면 피바다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된 행사에서 "독재자를 칭찬하는 전임 대통령은 어제 소셜미디어에 나치 독일의 언어를 부각했다"면서 "전임 대통령에게 나오는 이런 수사는 놀랍지 않지만,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선캠프는 성명을 내고 논란이 된 동영상과 관련, "이것은 선거캠프가 만든 동영상이 아니다"라면서 "이것은 온라인상 임의의 계정이 만든 동영상을 직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있을 때 올린 것이며 그 직원은 (문제 된) 단어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해당 동영상으로 인한 논란이 확산하자 이날 이를 SNS에서 삭제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불법 이민 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민자를 해충으로 비유하고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말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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