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금리' 이어진다…한은, 금리 3.50% 동결 결정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물가 상방 리스크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3.50% 동결을 결정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3.25%에서 0.25%포인트(p) 인상을 단행한 이후 11회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물가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 1월 2.8%, 2월 3.1%, 3월 3.1%, 지난달 2.9% 등으로 한은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가 다시 불어날 위험성이 남아 있고,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가 역대 최대(2%p)인 상태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점도 한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기준금리는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오는 7월 11일까지 3.50%로 유지된다. 기준금리 유지 기간은 지난해 1월 13일부터 1년 5개월 29일이다. 역대 최장 기록인 1년 5개월 21일(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을 넘기게 된 것이다.

긴축기조 유지에 따라 은행 금리는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예금은행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기업대출 평균 5.07%, 가계대출 평균 4.56%를 기록했다. 기업대출 금리는 2021년 1분기 2.71%, 2022년 1분기 3.35%에서 지난해 1분기 5.36%를 찍었다. 가계대출 금리 역시 2021년 1분기 2.84%, 2022년 1분기 3.94%, 지난해 1분기 5.22%로 오름세였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불투명해졌다. 시장에선 오는 10월 인하 가능성이 힘을 받는 가운데 연내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물가가 확실히 오르면 인상을 고려해야겠지만, 현 상황에서 가능성이 제한되지 않나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5%를 제시했다. 지난 2월 전망보다 0.4%포인트(p)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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