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없는 드라마]<28> 팀 테일러메이드 소속 “皇帝 스코티 셰플러, 女帝 넬리 코다”

올 시즌 PGA, LPGA 독보적 황제와 여제 탄생 ‘재미는 반감’
넬리 코다, 올 시즌 12개 대회의 절반인 6개 대회 제패
스코티 셰플러 “타이거 우즈에 비견해주는 주는 것만도 감사”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 없는 드라다', 인기 종목은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팀 테일러메이드 소속의 황제 스코티 셰플러와 여제 넬리 코다의 세계 랭킹 1위 기념 국내 이벤트. 출처=충북의 한 골프숍 이벤트 홍보

"팀 테일러메이드 소속 皇帝 스코티 셰플러, 女帝 넬리 코다"

2024 시즌 전 세계 골프팬들은 새 골프 황제와 여제의 탄생에 열광하지만 흥미진진한 재미가 없어 한편으로는 실망하고 있다. 팀 테일러메이드는 소속 간판 선수들이 세계 남녀 골프 랭킹 1위를 독차지해, 잔치 분위기다.

하지만 골프 팬들은 두 선수의 계속되는 우승 퍼레이드에 이번 대회에는 누가 우승할 지에 대한 기대감마저 사라지며, 경쟁 선수간의 '엎치락 뒤치락' 하는 장면마저 "저러다 결국은 셰플러와 코다가 우승하겠지"라는 당연한 결말을 상상하게 만든다.

두 선수를 견제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올 시즌 초반 독보적인 승수쌓기를 하고 있다. 셰플러는 올 시즌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즈를 포함해 벌써 4승을 달성했으며, 상금과 페덱스컵 랭킹, 세계 랭킹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코다 역시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벌써 6승째를 수확했다.

20일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에서 시즌 6승째를 수확한 넬리 코다. 출처=AP

◆'리디아 고'에 극적인 역전승 후 '승승장구' 코다 6승

넬리 코다의 상승세에 방아쇠를 당긴 것은 당시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의 대역전 우승이었다. LPGA의 올 시즌 두번째 대회였던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리디아 고의 두 대회 연속 우승이 무난하리라는 예상을 17번 홀 이글과 18번 홀 버디로 연장 승부로 이끌고 갔으며, 결국은 2차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고향에서 극적인 우승을 맛본 후 아무도 코다를 막을 자가 없었다. 나가는 대회마다 당연한 듯,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벌써 6승째를 달성했다. 1월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3월 박세리 챔피언십과 포드 챔피언십, 4월 T-모바일 매치플레이와 셰브론 챔피언십(메이저), 5월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 특히나 5연승은 LPGA 투어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올 시즌 12개 대회 중 절반을 제패했으니, 시즌 10승도 불가능하지 않은 상승 페이스다. LPGA 투어 단일 시즌 6승은 2013년 박인비 이후 11년 만이며, 최다승 기록은 1963년 미키 라이트의 13승이다. 2000년 이후 LPGA투어에서 10승을 기록한 선수는 아니카 소렌스탐(2005년)이다.

LPGA에 진출한 태극낭자들의 부진도 넬리 코다의 독보적 질주에 한 몫하고 있다. 한 때 세계랭킹 1위였던 고진영 선수를 비롯해 김세영, 전인지, 류해란 선수 등이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손쉽게 우승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타이거 우즈에 비견될 정도로 새 골프 황제에 등극한 스코티 셰플러. 출처=PGA SNS

◆타이거 우즈 이후 새 골프황제 셰플러

자신만의 독특한 스윙으로 새 골프 황제에 등극한 스코티 셰플러의 독주는 PGA에서도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4승으로 평균 타수가 무려 68.72타로 흔들림이 없는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총상금만 벌써 2천만 달러(한화 약 260억원)에 달한다.

셰플러는 절정의 경기력으로 PGA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사상 첫 2연패, 17년 만의 PGA 투어 2주 연속 우승, 최단기간 상금 5천만 달러 돌파 등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NBC 스포츠와 AP통신 등 골프전문 매체들은 '셰플러의 시대가 열렸나'라는 주제의 토론 프로그램이나 기획기사를 내보낼 정도다.

골프전문 매체들은 셰플러가 1m 91cm의 큰 키에 장타와 정교함, 스크램블(위기를 반전시키는) 능력을 두루 갖출 뿐더러 결정적인 퍼트 약점마저 보완하는 등 강한 승부욕으로 압도적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셰플러를 타이거 우즈에 비견하는 질문에는 "재미있는 질문"이라며, "우즈가 주최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티샷을 날렸을 때, 우즈가 '스코티, 세계 1위 축하해. 앞으로 11년 더'라는 응원을 들었다"며 "11년이나 더 해야 한다"고 재치있게 답변했다.

또 "이제 겨우 8승을 거뒀을 뿐이고,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즈와 타이(2승)를 이뤘다. 앞으로 메이저 14승과 칠십 몇승을 더해야 그를 따라갈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타이거 우즈는 과거 최장 281주 연속, 통산 683주(13년 2개월) 동안 세계 1위를 고수했다. 셰플러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5번째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43주 연속, 총 78주 동안 정상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