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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세권이 곧 메달" 인천·강원·경기 빙상장 유치전…빙세권은 어디?

여준형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빙세권 중요…훈련 접근성 편해 좋은 선수들 나왔던 것"
"인천 서구가 최적지…스타필드, 돔구장, 국제학교 인프라 갖춰"
"양주, 춘천 후보지 장기적으로 마이너스"

여준형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매일신문 유튜브
여준형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1971년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설립된 '한국 빙상의 성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노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12월 이를 대체할 훈련복합시설 건립을 위한 부지 선정을 공모했다.

인천 서구와 경기도 김포시, 동두천시, 양주시, 강원도 원주시, 춘천시, 철원군 등 기초자치단체 7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준형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가 "역대 메달 딴 선수들은 아파트 단지 인근 스케이트장에서 훈련했다. 접근성이 편해서 좋은 선수들이 나왔던 것"라며 '빙세권'이 핵심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스케이트장 인천서구범시민유치위원회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여 위원장은 24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인천 서구는 청라동 1-1002 일대 부지를 예정지로 하고 있어 (대형 아파트 단지와)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구 10만명을 넘어선 청라신도시의 입지가 '빙주근접'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서울에 있지만 외곽에 있어서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수 인구가 줄어든다"며 "도심지와 먼 곳이 선정되면 향후 100년을 내다봤을 때 빙상의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양주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17km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어 당장 훈련하는 선수들이 가깝게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외국 선수나 관광객이 머물 숙박 시설이 부족하다"며 "현재 선수들이 수도권 위주로 분포가 돼 있기 때문에 강원도로 넘어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 위원장은 국제스케이트장 인근 풍부한 인프라를 내세워 인천 서구가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돔구장도 짓고 있고, 스타필드 청라도 있다. 코스트코와 국제학교, 하나금융 회사도 있다"며 "인천 청라 인근에는 영종도 인스파이어 호텔, 파라다이스시티 등 시설 인프라도 있다"고 했다.

유치 예정 부지는 자동차 20분 이내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으로 연결돼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연장선과 GTX-D·E 노선과 인접해 있고, 수도권 제1·2순환고속도로·경인고속도로 진입도 가깝다. 여 위원장은 또 인천이 기초자치단체 인구수 300만명으로 배후 수요 또한 풍부하다는 점 역시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서울 노원과 강원 강릉 등 2곳에 400m 규격의 국제스케이트장이 있다. 그런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 왕릉의 복원 계획과 노후화에 따라 서울 노원에 있는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철거될 예정이다. 대체 시설은 부지 면적 5만㎡ 이상으로, 전용 400m 트랙 등을 갖춘 국제스케이트장으로 조성된다.

지난달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1000m 예선 7조에서 황대헌(파랑 헬멧)이 박노원(노랑 헬멧)과 자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경기에서 황대헌은 패널티를 받아 탈락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1000m 예선 7조에서 황대헌(파랑 헬멧)이 박노원(노랑 헬멧)과 자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경기에서 황대헌은 패널티를 받아 탈락했다. 연합뉴스

한편 여 위원장은 최근 각종 대회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28·서울시청)과 충돌해 '고의 충돌 논란'을 빚었던 황대헌(25·강원도청)에 대한 이야기도 꺼내 눈길을 끌었다.

여 위원장은 "한 번은 실수라고 생각하지만 경험상 부딪혀 팀 동료가 메달권에서 멀어지면 두세 번 같은 행동을 심리적으로 하기 쉽지 않다"며 "이를 비춰봤을 때 (황대헌이) 약간 무리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한다. 경쟁심이 좀 과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황대헌은 박지원을 상대로 여러 차례 반칙을 저질러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달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부 500m 준결승에서 박지원과 부딪혔다.

두 선수가 충돌한 건 올 시즌에만 네 번째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었다.

황대헌은 지난 3월 ISU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무리하게 안쪽을 비집고 들어가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내며 페널티를 받기도 했다. 이튿날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박지원이 선두로 치고 올라오자 손을 이용해 밀치는 반칙을 했다. 이 반칙으로 박지원은 탈락하며 국가대표 자동 선발 자격을 잃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황대헌은 지난달 22일 박지원을 만나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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