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들여다보기〉
겉으로 보이는 꽃봉오리만으로
수련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없지만
동글동글 떠 있는 수련 잎 사이로
내 급한 마음이 천천히 몸을 풀어
뿌리 밑바닥까지 하얗게 시간을 우려낸다
깊은 진흙 속에 잠겨 있지만
물 밖의 부드러운 흙을 탐내지 않는다
혼탁한 물에 온전히 몸을 내맡기고
햇볕을 쬐는 꽃줄기를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가라앉은 앙금 속에 자신을 가두고
온 세상의 더러움을 참고 삼킨다
드디어, 파란 정맥 같은 마음을
한 뼘, 두 뼘 키워내더니
온 힘을 다해 꽃 순을 밀어 올리고 있다
그 불꽃, 눈부시다
<시작 노트>
수련이 필 때면 괜스레 설렌다. 여고 시절 아침 조회 때 교장 선생님의 말씀. "진흙 속의 연꽃 같은 사람이 되어라."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모른 채 흘려버렸다. 나이가 들면서 언제부터인가 호수에 피어나는 수련을 마주할 때면 나도 모르게 경건해지고 수련을 닮으려 마음을 가다듬어 보게 된다.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대선 출마하나 "트럼프 상대 할 사람 나밖에 없다"
나경원 "'계엄해제 표결 불참'은 민주당 지지자들 탓…국회 포위했다"
홍준표, 尹에게 朴처럼 된다 이미 경고…"대구시장 그만두고 돕겠다"
언론이 감춘 진실…수상한 헌재 Vs. 민주당 국헌문란 [석민의News픽]
"한동훈 사살" 제보 받았다던 김어준…결국 경찰 고발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