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K-푸드를 체험하고자 미국에서 방문할 정도로 관심이 큽니다."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영양 석보면 두들마을. 대구 덕림차예절원 체험단 40명은 고택들을 둘러보며 감탄을 쏟아냈다. 350여 년 전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의 저자 장계향 선생의 흔적들이 스며든 마을을 한 시간여 둘러봤다.
이들은 조리 실습을 위해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으로 향했다. 체험단은 흰색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실습실에서 석계종가 13대 종부 조귀분 음식디미방 보존회 고문을 맞이했다.
이날 조 고문은 '섭산삼'을 준비했다. 찹쌀가루를 묻힌 도라지를 튀겨 꿀에 찍어 먹는 간식으로 음식디미방에 조리법이 수록돼있다. 체험단은 조 고문의 설명을 들으며 도라지를 깎고, 소금물에 재워뒀다 찹쌀가루를 묻혀 데워진 기름에 튀겼다. 조리실에는 향긋한 도라지 향이 퍼졌다.
이곳은 영양의 3대 문화권 사업인 '음식디미방'으로 역사와 음식이 어우러진 체험으로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의 전통성과 전문성을 갖춘 종부가 직접 체험을 진행하는 등 내실 있는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2018년부터 문을 연 이곳은 단체 체험객만 한옥 숙박이 가능하다. 개인 체험에 다소 제약이 있음에도 조선 시대 음식을 경험하고픈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도 K-푸드를 체험하고자 방문하고 있다.

영양군에 따르면 교육원과 체험관 방문객은 2019년 1만5천899명에서 2020년 코로나19로 3천285명까지 줄었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만5천776명을 기록했다. 올해도 음식디미방 아카데미 24회차(1회 40명) 모집에 2배에 가까운 40여 팀에서 예약을 문의할 정도로 호응이 좋은 상황이다.
교육원 관계자는 "일본 등 해외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지난해 57세의 한 미국인 여성이 혼자서라도 꼭 체험해보고 싶다며 단체비용을 다 내고 프로그램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격도 합리적인 선이다. 40명 단체 기준 1박 2일 체험비는 600만 원으로 1인당 15만 원 수준이다. 무엇보다 음식디미방 음식과 다도·전통주 체험, 문화유적지 답사, 한옥 숙박까지 이용할 수 있다. 유명 식품업체와 협력해 '찐빵'과 '막걸리' 상품을 개발하고, 또 음식디미방의 정통성을 이어가고자 조귀분 고문이 전수 교실을 열어 계승자를 키운다.
전문가들은 영양 사례를 통해 3대 문화권 활성화의 단서를 제시했다. 바로 ▷변화와 특화된 콘텐츠 ▷지역 간 협력 ▷전문 인력 등 3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이다.
송재일 대구정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영양은 음식디미방 역사를 기반으로 한 독자적인 체험으로 특색있는 관광지가 됐다"며 "구미 등 다른 지역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음식디미방 아카데미를 접목했고, 전수 교실을 통해선 사람을 키워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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