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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위기 속 지역업체는? 지표상 '경고음' vs "우려할 수준 아냐"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상장사 2곳·비상장사 2곳 분석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악화…현금흐름도 먹구름
건설업계 "안정된 리스크 관리로 올해 안에 흑자 전환"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시가지 아파트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상공에서 바라본 시가지 아파트 모습. 매일신문DB

건설 경기가 장기간 침체됨에 따라 지역 건설사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건설사의 연쇄적인 부도 위험을 경고하는 주장과 관련해 지역 건설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지표가 악화됐을 뿐 전반적인 사업 흐름은 안정된 상태라고 반박했다.

◆ 지역 건설사 연쇄 부도 위험?

최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대구 지역에 소재한 전국 시공능력 평가 100위 이내 건설기업 중 부동산 경기를 대체로 잘 반영하는 4곳을 선정해 재무지표를 분석했다. 평가 대상은 상장사 2곳(A, B)과 비상장사 2곳(C, D)이었고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지역 건설사의 부채비율과 영업이익률 악화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본부에 따르면 상장기업 A, B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이후 급격히 상승해 코스피 건설업종 평균 142.7%를 훌쩍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D사를 제외한 3개 업체 모두 하락했다.

특히 비상장기업인 C사의 영업이익률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업종 평균을 크게 하회하다 지난해 4분기 들어 더욱 악화됐다. C사의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563억원,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954억원과 비교하면 과도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지역 소재 건설사는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도 대체로 좋지 않았다. 4곳 모두 저조한 분양 성과에 따라 공사비 회수율이 크게 나빠졌다. 이로 인해 A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향후 침체기가 장기화 될수록 수익성 지표와 현금흐름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건설사들의 현금흐름 악화는 해당 건설사들과 하도급 계약을 맺고 있는 중소건설사의 대금지급 지연으로 이어져 연쇄적인 부도위험을 높일 수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폐업 신고한 대구 지역 건설업체는 41곳으로 지난해 17건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지난 2008년(39건) 이후로 가장 많은 폐업 수였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제공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제공

◆ "우려할 수준 아니다"

이에 대해 지역 건설업계는 업계 전반이 공통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2년 전 치솟은 원가가 지난해 회계상으로 반영되면서 전반적으로 영업이익률은 떨어지고 부채비율은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A사와 D사 관계자는 "대구 건설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악성 미분양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악성 미분양으로 인해 위기를 겪는 다른 건설사와는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B사 관계자는 "진행 중인 사업장 토지에 대한 투자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분양이 진행되면 현금흐름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C사도 공시 자료를 통해 "건설업 업황 하락으로 신규 수주가 부진하고 건설원가가 대폭 상승한 데다 대구 지역 미분양 사태가 겹치며 적자 전환됐다"며 "올해 착공 예정인 3개 자체 프로젝트와 진행 중인 공사 현장이 순조롭게 관리된다면 올해 말에는 흑자 전환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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