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 WHO총회 참가 8년째 불발…中 "100여국이 중국 지지"

'독립' 차이잉원 시기부터 옵서버 자격도 못 얻어…대만 "세계의 손실" 유감 표명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이자 연례 행사인 세계보건총회(WHA)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유엔 네바사무소에서 개막했다. EPA=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이자 연례 행사인 세계보건총회(WHA)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유엔 네바사무소에서 개막했다. EPA=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들이 27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보건총회(WHA)에 대만을 초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WHO 회원국들은 이날 스위스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제77차 WHA 첫 전체회의에서 대만을 총회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하는 방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총회 결정에 따라 대만은 2017년 이후 8년째 WHA 옵서버로 참여하지 못했다.

WHA는 WHO의 최고 의결기구 역할을 하는 연례행사로 매년 5월 열린다.

대만은 WHO 회원국이었지만 유엔이 중국과 대만 가운데 중국을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면서 1972년 WHO 회원국 자격을 잃었다.

중국과 관계가 개선됐던 2009∼2016년 대만은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다 독립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는 중국의 반대로 옵서버 자격으로도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제77차 WHA에서도 대만은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이를 두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이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하는 건 국제 보건 협력을 위해 필요한 사안이라며 WHO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원국들이 내린 결론은 올해도 바뀌지 않았다. 대만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 지역의 보건 대응에 특별한 공백이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달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후에도 대만의 WHA 참가를 강력히 반대하는 중국 입장은 그대로였다.

첸 쉬 주제네바 중국대표부 대사는 이날 WHA에서 "대만의 WHA 참가는 정치적 근거가 없는 것이며 대만 관료들이 옵서버 참가를 요청하는 건 보건 공백 때문이 아니라 이 사안을 정치적 문제로 끌고 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WHO 회원국들의 결정이 나온 직후 대변인 명의로 담화문을 내고 "중국의 WHA 내 대만 문제에 관한 입장은 국제 사회의 광범한 이해·지지를 얻고 있고, 100여개국이 WHO 사무총장에 특별서한을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중국의 입장을 명확히 지지했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국제 사회의 대세이자 어떤 도전도 허락하지 않음을 충분히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부합한다는 전제 아래 대만 지역 의료·보건 전문가는 WHO 기술 회의에 참가할 수 있다"며 "지난 1년 간 중국 대만에서 총 24명이 WHO 기술 활동 신청을 냈고, (중국) 중앙정부는 모두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행정원(중앙정부)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천스카이 행정원 대변인은 "대만 공중 보건 성과는 온세상이 다 본 것으로, WHA에 대표단을 보내지 못하는 것은 대만의 손실일 뿐 아니라 세계의 손실"이라며 "정부는 국제 우방의 목소리를 지속 확대하고, 가능한 빨리 대만이 글로벌 공중 보건 체계에 들어갈 수 있게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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