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쟁 임박' 공습(Air raid) 예비경보? 알고 보니 북한 '삐라' 주의 재난문자

경기도 13개 시·군에 발송, 강원도 양구·인제에도 관련 재난문자
경기도 발송 재난문자 한글 내용에 곁들여진 'Air raid Preliminary warning(공습 예비경보)' 표현, 외국인 등 화들짝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 28일 오후 11시 34분 경기도 발송 긴급재난문자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 28일 오후 11시 34분 경기도 발송 긴급재난문자

28일 밤 북한 대남전단 추정, 일명 '삐라'를 담은 풍선 등 물체가 경기도와 강원도 등 접적지역에서 식별된 가운데, 경기도가 이날 오후 11시 34분쯤 도내 다수 지역에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발송, 주민들의 시선이 쏠렸다.

접적지역은 전쟁 초기 전방 지역의 군사 작전에 직접 관련되는 전방 사단 등 군 부대 작전 지역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휴전선 인접 내지는 전방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권선구·팔달구·영통구, 의정부시, 평택시, 동두천시, 고양시 덕양구·일산동구·일산서구, 남양주시, 오산시, 용인시 처인구·기흥구·수지구, 파주시, 안성시, 양주시, 포천시, 연천군 등 13개 시·군에 발송된 재난문자에서는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가 식별됐다"고 알리며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를 발견할 경우 군 부대에 신고해달라"고 안내했다.

이 문자의 재해 구분은 '민방공', 긴급 단계는 '위급재난'이다.

이어 강원도가 29일 0시 3분쯤 양구군과 인제군에 "북 대남전단 추정 이상 물체가 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됐다"며 "국민께서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시고 미상 물체 식별 시 군 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바란다"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 문자의 재해 구분은 '테러', 긴급 단계는 '안전안내'이다.

관련 재난문자는 경기도 다른 지역 및 서울시와 인천시에는 발송되지 않았다. 강원도에서도 양구군과 인제군 외에는 재난문자가 발송되지 않았다.

다만, 재난문자 발송 지역과 인접한 수도권과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재난문자가 수신되기도 했다.

▶그런데 경기도가 보낸 재난문자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외국인 거주자 등을 위한 내용인듯 'Air raid Preliminary warning(에어 레이드 프릴리머네어리 워닝)'이라는 영문 안내도 포함됐다.

해당 영문 안내의 경우 자칫 북한의 미사일이나 전투기 등을 이용한 도발, 즉 전쟁에 임박한 상황을 가리키는 맥락의 '공습 예비경보'로 해석할 수 있었고, 이에 일부 외국인들은 물론 우리 국민들도 북한의 실제 도발 여부를 두고 '화들짝' 놀랐다.

그러면서 사실 확인이나 대피 방법 등을 묻는 112와 119 문의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29일 날이 밝으면 표현의 적절성 등과 관련해 적잖은 파장도 예상된다.

아울러 지도상 경기 최남단에 있는 안성시와 평택시에는 재난문자가 발송된 반면, 파주시 바로 옆 북한 접경지인 김포시를 비롯해 포천시 바로 옆 가평군 등 18개 시·군은 재난문자 발송에서 제외된 점도 시선을 모은다.

▶이들 재난문자 발송에 앞섰던 28일 오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언론 공지를 통해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가 경기·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식별돼 군에서 조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야외활동을 자제하시고 미상물체 식별시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 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해주시길 바란다"고 안내했다.

▶북한은 지난 26일 남측이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고, '오물짝'이라는 표현을 두고는 생화학무기 테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등 관심이 향한 바 있다.

이어 대남전단 살포가 이틀 만인 28일 실제로 감행된 것이다.

이는 북측이 한일중 정상회의 마지막날이었던 전날(27일)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체를 발사한 데 이은 이틀 연속 도발로도 분석된다.

군에 따르면 현재까지 10여개 풍선이 식별됐고, 떨어진 일부를 제외한 풍선들은 계속 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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