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벗어나고픈 여행의 가치는 인간 DNA에 잠복된 한 부분이다. 소득 증가에 따른 여유와 소확행을 추구하는 흐름은 관광과 힐링에 새로운 의미를 찾게 한다. 이에 관광업계와 공공 영역은 관광의 미래성에 주목하며 정책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 중구는 근대골목의 역사적 스토리를 '근대역사로' 골목 투어 관광 콘텐츠로 녹이며 관광객을 유혹해 왔다. 한때 핫플레이스로 전국적 명성을 누렸지만 인근 지역 재개발로 인한 훼손과 높아진 지가로 그 뜨거움의 이어짐이 버거워지는 듯하다.
한편, 근대역사의 시대적 대척점인 달서구의 '선사시대로' 사업은 관광 테마로 새로운 주목을 요구하고 있다. 선사유적의 보존·개발이라는 양날의 칼날 속에서도 유적의 발굴·보존·활용이라는 3박자로 선사시대 생활상을 체험 콘텐츠로 무장하며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대규모 택지개발 시기이던 2006년, 달서구 월성동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1만3천184점의 구석기 유물이 발견되면서 대구 삶터의 시점은 기존 5천 년 전에서 2만 년 전으로 소급된다.
달서구는 그 외에도 신석기 유물 375점, 청동기 유물 4천747점 그리고 입석 5기, 지석묘 상석 15기 등 다양한 선사 자원을 활용해 과거·현재를 잇는 '도심 속 선사유적'이라는 지역 정체성을 간직해 가고 있다. '선사시대로' 탐방 프로그램에는 매년 1만여 명이 문화해설사와 동행하며 보고 즐기는 관광을 넘어 교육적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선사시대로' 일대는 이제석 씨가 기획한 선사시대로 테마 벽화거리, 상화로 지붕 없는 거리 박물관, 거대 원시인뿐 아니라 구석기, 청동기시대 유물들이 출몰하고 있다. 또한 특색 있는 미니어처 거리 조성으로 상호연결성이 높아지며 선사 거점 공원인 선돌공원, 한샘청동공원의 특화 개발은 선사 가치를 총체적으로 확인시켜 갈 것이다.
달서선사관은 선사시대 역사 교육부터 체험까지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선사유적의 체계적인 관리·활용, 나아가 선사 관광의 허브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선사유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선사문화체험축제는 가족들이 도심 속 선사 자원을 만끽하고, 선사시대로 맛나음식들과 붉은 간토기 모양의 달토기빵을 통해 선사인의 생활상을 생생히 느끼게 한다.
디지털 선사관 개관, 거대 고인돌 설치로 매력을 더해 가는 '선사시대로' 사업은 앞으로 심화되어 갈 선사 문화유산 활용 콘텐츠로 집객을 높여갈 것이다.
"과거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현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2만 년 역사가 잠든 선사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선사시대로'는 도심 속의 힐링·여유뿐 아니라 역사·문화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되짚게 하고 뿌리에서 채굴된 배움은 현시대를 헤쳐갈 지혜를 공급해 줄 것이다.
이미 수목원 삼거리의 거대 선사인은 코로나 때부터 사회에 분주히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최근에는 달서구 홍보대사 이만옹으로 보임받고, 월배로 전봇대에 돌도끼를 든 아들 원시인 그리고 빵집에서 달토기빵을 먹고 있는 손자 원시인과의 직계존속 관계를 돈독히 하며 선사시대로 콘텐츠를 풍성히 연출해 갈 것이다.
앞으로 많은 상상과 이야기들이 선돌공원·선돌마당공원 연결 보행교와 향후 채워질 시책들에 녹여져 대구 시민들에게 자긍심과 행복감을 선사해 갈 것이다. 달서의 시대를 앞두고 달서 구민 87.6%가 달서구에 계속 살고 싶다는 사실은 2만 년 전 선사시대 이만옹 님도 이미 예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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