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이랑 떨어진 이 시골 마을에서 열린 북토크 행사에 100여 명이 참여해 무척이나 놀랐었어요. 한편으로는 이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됐죠."
최근 만난 청도 영담한지미술관(금천면 선암로 455-19)의 관장 영담스님은 미술관 공간 곳곳을 소개하며 반짝이는 눈으로 이같이 말했다.
시원하게 뻗은 통로를 지나 환한 조명이 빛나는 1전시장에는 다양한 종이 미술 작품이 전시돼있었고, 더 넓은 규모의 2전시장에는 31일 막을 내린 사진전에 출품한 사진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스님은 얼마 전 전반적으로 공사를 해서 좀 더 공간을 넓혔지만, 시스템에어컨 설치 등 냉난방 설비 설치가 아직 남아있다며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미술관이 별다른 지원 없이 운영을 이어나가기가 벅찹니다. 하지만 더 이상 전시 고유의 기능만 하기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에 큰 마음 먹고 변화를 시도했죠. 많은 분들이 와서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느끼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스님의 말처럼 다양한 문화 장르 간 컬래버래이션 시도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지난 27일 전시장에서 열린 북토크 행사가 그것이다. 김미옥 문예평론가와 박지음 소설가가 참여해 저서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우주로 간 고래'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눴고, 가수 '달달한 강주씨'의 공연이 이어지며 그야말로 미술과 문학, 음악이 어우러진 공간이 됐다.
스님은 "앞으로도 자체 기획행사뿐 아니라 공연 등 대관 문화행사도 진행하려 한다"며 "일흔을 넘어서니 힘에 부치는 부분이 많다. 많은 분들이 이 공간에 관심을 갖고 잘 활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담한지미술관은 2007년 개관한 국내 유일 한지 전문 미술관으로, 경상북도 제2호 등록 사립미술관이다. 50년 가까이 한지 제작을 연구해온 영담스님의 종이 2만여 장과 작품 400여 점을 비롯해 지류 작품 2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매년 소장품 상설전시와 기획전, 초대전 및 레지던시 사업 등을 통해 지역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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