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로에 선 오픈AI…재조명 받는 일론 머스크의 경고

'기술 민주화' 목적 비영리 단체로 출범, 내부 의견 차이로 내홍 지속
공동 창립 일론 머스크 "인공지능 기술 독점 인류에 큰 위협" 경고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 연합뉴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 연합뉴스

챗GPT로 생성형 AI(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오픈AI'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AI 기술의 독점을 막고 인류를 위한다는 초창기 설립 목표에 맞춰 비영리 단체로 시작했으나, 최근 일반 영리기업으로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공동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내홍이 지속되는 상태다.

오픈AI의 설립자로 샘 알트먼과 공동 의장을 맡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영리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구글에 대항해 'AI기술의 민주화'를 목표로 의기투합한 두 CEO가 가치관 차이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가까운 미래 AI이 모든 패러다임을 재정립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술 변혁을 이끄는 오픈AI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16년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CEO와 당시 공동 의장을 맡고 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 2016년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CEO와 당시 공동 의장을 맡고 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 오픈AI '영리기업' 전환 시도…내홍은 지속

IT 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과 대화를 나눈 익명의 상대방을 인용해 "오픈AI를 일반 영리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오픈AI는 챗GPT를 개발한 영리 법인을 비영리 법인 이사회가 관리하는 복합 구조다.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단체로 출발했다. 이후 2019년 영리 법인을 설립하며 안전한 인공범용지능(AGI) 개발이라는 사명을 더욱 잘 실현하기 위해서 구조를 바꾼다고 설명했다,

샘 올트먼 CEO는 영리 관련 투명성 논란으로 인해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잠시 축출됐으나 경영진으로 다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올트먼을 몰아내는 데 앞장섰던 오픈AI 전 이사 헬렌 토너 조지타운대 보안·신흥기술센터 연구원은 최근 팟캐스트 '테드 AI 쇼'에 출연해서 "오픈AI 이사회는 회사의 공익적 임무가 수익이나 투자자 이익 등 다른 것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이사회"라고 강조했다.

토너는 "이사회는 챗GPT가 출시되는 것을 트위터를 보고 알았다"며 "올트먼은 수년간 정보를 숨기고,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왜곡하고 어떤 경우에는 노골적으로 거짓말을 함으로써 이사회가 실제 일을 하는 것을 정말 어렵게 만들었다. 올트먼은 오픈AI 스타트업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사회에 말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올트먼은 이 펀드를 사실상 소유하며, 수익 창출을 위해 MS 등 외부 자금을 받아서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내홍도 이어지고 있다. 샘 올트먼을 내쫓으려는 이사진의 시도가 무산되고 6개월이 지났지만 구성원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것. 기술력이 향상된 AI를 신속히 상용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난 반면, AI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올트먼이 제품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가운데 반대편에선 제어할 수 없는 초지능이 만들어질 것이란 두려움을 품고 있다.

오픈AI 공동 창립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도 이같은 이유로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수츠케버와 함께 슈퍼얼라이먼트 팀을 이끌어온 임원 얀 레이케도 최근 사직했다. 이 팀은 초지능 AI를 제어해서 해롭지 않은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는 일종의 안전팀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 머스크의 우려 현실이 되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3월 오픈AI 영리사업은 회사 설립 당시의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오픈AI와 올트먼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머스크는 오픈AI 경영진이 새로운 AI 기술로 돈을 버는 데 관심을 두면서 자신과 마찰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현실에서 오픈AI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실상 자회사로 변모했다"고 주장했다.

MS는 오픈AI에 130억 달러를 투자한 파트너다.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머스크는 AI기술의 부작용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올트먼과 함께 오픈AI를 운영 중이던 2016년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AI의 발전 방향을 묻는 질문에 "AI기술의 민주화는 소수의 개인 혹은 특정 기업이 AI를 통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독재자나 국가 정보기관이 정보를 장악하는 것처럼 강력한 AI가 있다면 누가 제어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들다. 누군가 나쁜 의도를 갖고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27회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밀컨 연구소 회장인 마이클 밀컨과 대담하며 AI가 우리 미래에 미칠 영향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인간의) 생물학적(biological) 지능의 비중은 갈수록 점점 작아지고 있다"며 "결국은 생물학적인 지능의 비율은 1% 미만이 되고, 거의 모든 지능은 디지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렇다면 그것들(AI)이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다만 그는 "우리는 AI가 잔인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며 "그래서 나는 우리가 AI를 인류에게 유익한 방식으로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최대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AI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도록 가르쳐서는 안 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더라도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픈AI는 현재 비상장 기업 중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기업가치는 860억달러(114조8천530억원)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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