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두에서 본 대구 미래…국제공항發 산업 재편, 젊은층·기업 집결

中 4대 도시 도약…市, 청두에 해외사무소 개소 예정
지방 편입 통해 텐푸공항 건설 내륙도시·분지…대구와 닮아
하늘길 열리고 첨단기업 유입 10년간 인구 600만명 늘어나
주변 도시 흡수 메가시티 성장
市 “지역 업체 中 진출 교두보, 직항 노선 취항 위해 적극 노력”

중국 청두시 도심지.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이곳은 중국 서부 지역 최대 경제 도시로 부상했다. 노경석 기자 newnks@imaeil.com
중국 청두시 도심지. 고층 건물들이 즐비한 이곳은 중국 서부 지역 최대 경제 도시로 부상했다. 노경석 기자 newnks@imaeil.com

대구시가 중국 청두시에 한국 지자체로서는 최초로 해외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청두시는 '대구굴기'를 외치며 5대 미래 산업을 육성 중인 대구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 대구와 닮은 청두시

청두시는 쓰촨성 분지 서부의 14만335㎢ 면적에 달하는 도시로 지난해 기준 인구는 약 2천130만명에 달한다. 중국에서도 지난 10년간 약 600만명의 인구가 증가한 유일한 도시이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어 중국 내에서 3번째로 제2공항을 보유한 도시다.

대구와 청두는 닮은 점이 많다. 바다가 없는 내륙도시이면서 양 도시는 '분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날씨에서도 '무더위'와 겨울철 눈이 잘 내리지 않는 부분도 비슷하다.

면적의 차이는 있지만 두 도시는 '공항'이 건설되는 과정도 유사하다. 지난달 29일 중국 청두에서 만난 장빈 청두시 외사판공실 주임(국장)은 "청두의 제2공항인 텐푸공항이 들어선 곳은 청두시의 구역이 아니었다"면서 "공항을 건설하면서 청두시로 편입됐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신공항이 들어서는 군위군이 경북에서 대구시로 편입된 사례와 같았다.

중국 청두 텐푸공항 국제선 내부 모습. 최근 건설된 공항으로 깨끗한 내부와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다. 노경석 기자
중국 청두 텐푸공항 국제선 내부 모습. 최근 건설된 공항으로 깨끗한 내부와 최신시설을 갖추고 있다. 노경석 기자

의료산업도 두 곳은 닮았다. 대구시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를 의료산업 핵심 거점으로 삼고 신약 개발, 첨단 의료기기 연구, 임상 시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청두시도 의료 및 미용 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청두는 중국 내 바이오 의약품 연구와 개발의 중심지로, 많은 제약회사들이 이곳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청두시 관계자는 "청두는 날씨가 흐린 날이 많으며 습도가 높아 미용시술 이후 회복에 있어서 장점이다"면서 "여름 겨울 휴가와 방학 시즌이 되면 중국 전역에서 이곳에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올 정도다"고 설명했다.

또한 청두시의 여러 구 가운데 고신구의 경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을 키우고 있는 지역이다. 대구의 수성알파시티와 유사한 느낌을 준다.

◆ 'TK신공항'으로 청두시처럼 경제 성장 기대하는 대구

2000년대 초까지 가장 낙후된 도시 중 하나였던 청두시는 서부 대개발계획에 따른 국제공항 건설로 내륙도시의 한계를 극복하며 대구시에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청두 텐푸공항. 노경석 기자
청두 텐푸공항. 노경석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2006년 중국 청두시를 방문했을 때는 시골이었지만 지금은 인구 2천만의 중국 4대 도시가 됐다"면서 "청두시가 첨단산업 중심지로 변모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2개의 국제공항이다"고 공항이 주는 중요한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청두 텐푸 공항 개항은 중국 내 첨단기업이 이곳으로 대거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텐푸공항은 연간 6천만명의 여객과 13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첨단 시설을 갖춘 중국 서부 내륙 경제권의 핵심 공항이다.

변용섭 코트라 청두무역관 관장은 "청두는 공항과 철도를 바탕으로 주변 도시를 흡수하면서 서부의 허브로 떠올랐다"면서 "많은 중국 기업들이 청두에 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두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화웨이, 텐센트,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인 제조시설을 건립하지 않더라도 대기업이 청두에 지사를 설립, 직원을 채용하면서 도시가 활력을 찾은 부분은 대구시가 참고할 만했다.

중국 청두 고신구에 자리한 한중혁신창업단지 모습. 노경석 기자
중국 청두 고신구에 자리한 한중혁신창업단지 모습. 노경석 기자

청두시는 AI, 빅데이터,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많은 연구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특히 '한중혁신창업단지'를 비롯해 싱가포르,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및 유럽 등 타국과 합작한 단지를 여러 곳 운영 중이다. 합작 단지를 통해 창업 환경을 만들고 중국은 물론 해외 스타트업이 이곳에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면서 인구 유입을 도모하고 있다.

청두시가 주변 도시를 흡수하며 메가시티로 성공한 전략은 경북도와 행정 통합에 나서고 있는 대구시의 모습과 닮았다. 장빈 국장은 "사람이 모이게 되면서 청두시가 성장했다. 산업이 집중되면 사람들이 온다"면서 "대구시도 청두처럼 공항을 바탕으로 산업을 재편하면 젊은 층의 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중곤 대구시 경제국장은 "대구의 미래 첨단산업 기업이 청두시로의 진출을 통해 중국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면 지역 경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청두시 해외사무소를 개설하면 현지 코트라와 협력해 많은 사업을 진행하도록 할 것이다. 대구-청두 직항 노선 취항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청두는 중국 서부에 위치한 쓰촨성의 성도이다. 동쪽으로는 충칭(重庆), 남쪽으로는 윈난성(云南省)과 구이저우성(贵州省), 서쪽으로는 티베트 자치구, 북쪽으로는 간쑤성(甘肃省)과 산시성(陕西省)과 접해 있다. 구글지도 캡처
청두는 중국 서부에 위치한 쓰촨성의 성도이다. 동쪽으로는 충칭(重庆), 남쪽으로는 윈난성(云南省)과 구이저우성(贵州省), 서쪽으로는 티베트 자치구, 북쪽으로는 간쑤성(甘肃省)과 산시성(陕西省)과 접해 있다. 구글지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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