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 빠진 대구 대중교통…10년 새 하루 승객 22만명 감소

대구 대중교통 수요 10년 새 19.3% 감소
도시 외연 확대에 시내버스 수는 그대로…시민 불편↑
시내버스-도시철도 재정지원금 각각 10년 새 2배 이상 증가

4일 동대구역 앞 시내버스 정류장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4일 동대구역 앞 시내버스 정류장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대중교통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이용자가 급감했다. 2015년 대대적인 노선 개편 이후 특히 버스 승객의 이탈이 해마다 지속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의 타격도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대구 대중교통(시내버스+도시철도)의 하루 평균 이용자는 2014년 115만1천 명에서 지난해 92만8천 명으로 10년간 19.3% 감소했다. 대중교통 하루 승객 22만 명이 사라진 것이다.

무엇보다 시내버스의 타격이 컸다. 시내버스 하루 평균 이용자는 2014년 78만4천 명에서 지난해 53만9천 명으로 31.3%나 줄었다. 이를 코로나19 이전(2014~2019년)과 이후(2019~2023년)로 나눠서 보면, 이전(-19.8%)이 이후(-14.3%)보다 더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도시철도의 경우 2015년 4월 3호선 개통과 이듬해 9월 1호선(화원역, 설화명곡역) 연장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2020년 코로나19 이전까지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도시철도 이용자는 2015~2019년 사이 연간 41만~45만 명 수준을 오르내렸다. 그러다 2020년 30만1천 명으로 급감한 뒤 지난해 38만9천 명으로 더디게 회복했다.

대중교통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서비스 질 악화가 손꼽힌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열풍으로 도시 외연이 크게 확장되면서 버스노선 개편이 잦았다. 이로 인해 운행 대수는 그대로인데 수요 면적이 확대됐다. 운행구간이 지나치게 긴 장대 노선이 생겨 배차간격이 늘어나는 한편, 시내를 오가는 간선을 축소하면서 시민 불편이 커졌다.

특히 시내버스의 하락은 2015년 노선 개편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도시철도와 겹치는 주요 노선을 대폭 축소하면서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교통수요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탓으로 평가된다. 노선 개편 전후를 보면, 2014~2016년 사이 시내버스 승객은 13.7%나 급감했다.

이처럼 대중교통이 외면받는 가운데 시민들은 승용차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대구의 자가용 승용차 등록 대수(12월 기준)는 2014년 84만3천818대에서 지난해 103만3천550대로 10년 사이 27.5%나 늘었다. 이는 해마다 평균 2만2천 대씩 증가한 수치다.

전망은 어둡다. 지난해 군위군이 대구로 편입됐고 앞으로 예정된 택지개발까지 고려하면 대중교통 서비스 지역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중교통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서비스 질의 악화가 우려된다.

황정훈 미래도시교통연구원장은 "도시가 외연을 확장하면 대중교통의 유지관리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제 논리를 생각해서는 교통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시내버스 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결국 환승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도시철도와 함께 교통망을 구축한다는 생각으로 도시철도가 닿지 않는 부분에 시내버스를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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