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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소형모듈원전 대구 온다는데…SMR은 무엇?

정부,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처음으로 SMR 포함…대구시, 군위에 건립 추진

대형 원전과 혁신형 SMR 비교. 매일신문 DB
대형 원전과 혁신형 SMR 비교. 매일신문 DB

대구경북 신공항 인근에 들어설 군위 첨단산업단지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설치해 전기를 조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SMR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SMR은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를 비롯해 주요 설비를 일체화한 설비다. 작고(Small),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Modular), 건설할 수 있는 300㎿ 이하급 원자로(Reactor)를 일컫는다. 기존 대형원자로의 주요 기기들(가압기‧펌프‧증기발생기 등)과 냉각시스템을 하나의 용기에 통합해 제작하는 것이다.

대형원자로에 비해 건설기간이 짧고 비용도 절약되며, 수요지 인근에 건설할 수 있어 송전망 설치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유연한 출력으로 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출력을 보완할 수도 있다. 게다가, 발전뿐만 아니라 분산형 전원,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원자로'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그런 만큼 SMR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원자력협회는 지난해 8조5천억원 규모였던 SMR 시장이 2035년 6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미국, 러시아 등 원전 설계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은 각자 SMR 모델을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을 진행 중인 상황으로, 한국도 SMR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첫 SMR, 군위 건립 추진…2035년 상용화 예정

이런 가운데 지난달 31일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분과위원회는 2038년까지의 전력수급 계획인 11차 실무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SMR 상용화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2035~2036년 필요한 신규 설비 2.2GW 중 약 0.7GW를 SMR을 통해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개발 단계인 기술이 설비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출범한 i-SMR기술개발사업단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i-SMR(한국형 SMR, 혁신형 SMR)의 상용화 실증 계획을 반영한 일정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SMR 표준설계 인가를 받고 2031년까지 실제 건설을 위한 건설 허가를 얻은 뒤 2034년에 최종 운영 허가를 받아 2035년쯤부터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현재 한국이 개발하는 SMR 노형은 1개 모듈당 0.17GW이며, 4개 모듈을 합한 SMR 1기의 용량이 약 0.7GW다.

SMR은 특성상 입지를 비롯한 각종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전력 다소비 기반 시설 인근에 SMR을 건설해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전체적인 전력망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대구시는 군위군 소보면 일대 첨단산업단지 부지에 SMR을 설치해 전기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이와 관련한 타당성 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곳에 SMR이 건설되면 국내 1호이자 내륙도시에 들어서는 국내 첫 원전이 된다. 인근 경주에 들어설 SMR 국가산업단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인근 경주엔 관련시설 집적…시너지 기대

경주시는 지난해 3월 SMR 국가산단 최종 후보지로 확정됐다.

2030년까지 경주 문무대왕면 일원엔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단이 들어선다. 이곳을 국가 차원의 차세대 원자력 연구개발과 수출을 위한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경주시는 이곳에 사업비 3천966억원을 들여 ▷SMR 제조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및 집적화 ▷SMR 수출모델 공급망 구축 등을 위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SMR 국가산단 예정지 인근 경주 감포읍 대본리 일원에선 국내 최대 원자력 연구단지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 222만㎡ 부지엔 연구시설 16개 동이 들어선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로 이름 지은 이곳의 핵심 역할은 SMR 등과 같은 원전 혁신기술 개발이다. 사업비는 6천500억원 규모로, 2025년 완공 목표다.

그밖에도 경주엔 월성원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폐장이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여기에다 중수로 원전 해체기술 실증을 위한 중수로해체기술원이 2026년 양남면 나산리에 들어서면 경주는 원전의 설계-건설-운영-해체-처분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사이클을 보유하게 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대구경북이 원전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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