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에 반도체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AI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반면, 메모리 분야 1위 삼성전자는 대내외적인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5.16% 급등한 1천224.40달러(약 16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3일 1천 달러를 처음 넘어선 이후로도 약 25% 올랐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110억 달러로 불어나며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3조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6개월 만에 시총 3조 달러를 회복한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 자리에 올랐다. 시총 1위 MS(3조1천510억 달러)와의 격차도 1천400억 달러로 좁혔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8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 달러를 돌파했다. 그리고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3조 달러를 넘었다.
오는 10일부터 10분의 1 액면 분할이 시행되면서 개미들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지난 2일 대만에서 열린 테크 엑스포 '컴퓨텍스 2024' 개막 전날 발표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Rubin)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 올해 들어 반도체 부문은 하강 국면에서 벗어났지만 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대응이 늦어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상태다. 게다가 AI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쥔 엔비디아 공급 여부에 대해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고, 후발업체인 인텔에도 쫓기고 있다. 반도체 사업의 수장을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한 것도 삼성전자의 위기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부서에서만 이뤄졌던 임원들의 주 6일 근무도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속에서 삼성의 초격차 경쟁력을 회복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래사업기획단이 이건희 선대 회장 시절 2차전지, 바이오제약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발굴한 것과 비견되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한 데 이어 첫 단체 행동으로 7일 연가 투쟁에 나선다.
경제계 관계자는 "삼성잔자가 노조와의 갈등을 해소하고 내부 결속력을 다져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수년간 거래내역 사찰?… 대구 신협 조합원 집단소송 제기
'대구의 얼굴' 동성로의 끝없는 추락…3분기 공실률 20%, 6년 전의 2배
"안전 위해 취소 잘한 일" vs "취소 변명 구차"…이승환 콘서트 취소 두고 구미서 엇갈린 반응
"용산의 '사악한 이무기'가 지X발광"…김용태 신부, 시국미사 화제
[기고-김장호] 표현의 자유보다 시민의 안전 우선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