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반쪽’으로 출범한 22대 국회, 총선 민심 오독(誤讀) 아닌가

국회가 또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가 야당만의 '반쪽 국회'로 출범했다. 불법·부동산 투기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이 포함된 22대 국회가 시작부터 실망을 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5일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우원식 민주당 의원을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 없는 본회의'란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첫 본회의 파행은 핵심 상임위(법제사법·운영·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알력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은 3개 위원장 모두 갖겠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셋 다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7일까지 여야가 원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면, 국회법대로 처리하겠다고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민주당이 상임위 전체를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가 거대 야당의 독무대가 되면, 국가는 힘들고 국민은 괴롭다. 야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등 각종 특검법안을 밀어붙이고, 여당은 방어하느라 국회는 싸움판이 될 것이다. 또 정부·여당의 입법안은 야당 반대로 무산되고, 야당 주도 법안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좌절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또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되는 민생 법안, 국민연금 개혁, 의대 증원 문제 등은 뒷전으로 밀린다. 이런 비정상은 나라를 극심한 아노미(anomie) 상태로 만든다.

4월 총선의 민심은 정치의 복원이다. 민주당이 의석수를 내세워 국회를 독점하란 뜻이 아니다. 국회는 국회법을 준수하는 게 맞다. 그러나 국민에겐 '국회 정상화'가 우선이다. 여야는 원 구성 협상에서 조금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마땅히 우원식 의장은 협상의 충실한 중재자가 돼야 할 것이다. 우 의장은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민심과 민의를 중심에 두겠다"고 했다. 그 민심이 민주당의 강성 팬덤이 아니길 바란다. 국민은 누가 보편적인 민의의 대변자인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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