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체 사진 있는데"…폰 수리맡겼더니, 서비스센터 기사가 사진첩 1시간 봤다

"악의적 의도 없었다"더니, CCTV 공개하자 말 바꿔 "집에 휴대폰 가져갔다"
"여러 걱정때문에 약 먹지 않으면 잠도 못 자"
"고객에게 사과, 재발방지 최선 다하겠다"

액정이 깨져 휴대폰 서비스센터에 맡겼더니, 직원이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 고객 휴대폰의 사진첩을 1시간 넘게 봤다. KBS 보도 캡처
액정이 깨져 휴대폰 서비스센터에 맡겼더니, 직원이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 고객 휴대폰의 사진첩을 1시간 넘게 봤다. KBS 보도 캡처

휴대폰 서비스센터 직원이 수리를 맡긴 고객 휴대폰을 집으로 가져가 한 시간 넘게 사진첩을 훔쳐본 일이 발생했다. 피해 고객은 사진첩에 나체사진과 금융 거래 내용 등 개인정보가 가득해, 유출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5일 KBS 뉴스9에 따르면, 30대 여성 김모 씨는 지난달 국내 최대 대기업인 중 한 곳인 A사의 서비스센터에 사용하던 휴대폰 액정 수리를 맡겼다. 김 씨는 A사로부터 전산상 문제로 당일 수리가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고, 다음 날 수리가 완료된 상태로 돌려받았다.

문제는 휴대폰 내 배터리 사용 기록에서 이상한 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수리를 맡긴 동안 사진첩과 문자 등에 1시간 넘게 접근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김 씨는 "당시 휴대폰 터치패드까지 고장 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날 제가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심지어 김씨 사진첩에는 여권 사진 등 개인정보나 금융 거래 내용은 물론, 다이어트 경과를 확인하기 위한 나체 사진까지 들어 있었다.

김 씨는 센터 측에 해명을 요구했고, 센터 측은 "호기심이었는지 실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수리기사가 휴대폰을 고치다가 악의적인 의도 없이 잠깐 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씨의 휴대전화 기록에 따르면 사진첩을 들여다본 소요시간은 1시간 9분이나 됐고, 시간대 역시 오후 8~10시로 센터 운영이 이미 끝난 뒤였다.

이에 김씨는 센터에 폐쇄회로(CC)TV 열람을 요구하는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거듭 요구했다. 그제서야 센터 측은 "기사가 집에 (휴대폰을) 가져가서 30분 정도 사진첩을 봤다더라"며 "(수리기사가) 겁이 나서 미리 말을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이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유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상황이다. 여러 걱정 때문에 요즘은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못 잔다"며 "금전적 보상은 필요 없다. 공개적으로 모두가 다 알 수 있게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센터 측은 "개인 직원의 일탈로 발생한 문제이지만 관리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 고객에게 사과드린다"며 "고객 보호와 보상,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씨에게는 새 휴대폰을 주겠다며 보상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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