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친정 문경에 5천900만원 땅으로 700배 이상 420억 로또 노리는 대성산업의 욕심

문경 주흘산 케이블카 편입 자사 임야 감정가 5천900만원인데, 사용 대가로 케이블카 수입 30년간 10%씩 요구,420억 추정
문경에서 광부 피땀으로 성장했는데.. '알박기' 공분.. .. 지역사회 상식밖 요구, 황당하고 기막히다 반응

최근 문경 대성계전 공장앞에 문경의 시민단체인 새문경시민연대가 내건 현수막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수막은
최근 문경 대성계전 공장앞에 문경의 시민단체인 새문경시민연대가 내건 현수막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수막은 '문경에서 성장한 대성, 케이블카 조성으로 문경발전에 동참해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고도현 기자

경북 문경시가 추진하고 있는 문경새재도립공원 옆 주흘산 케이블카 조성 사업과 관련, 해당사업부지 일부를 소유한 대성산업이 문경시에 과도한 부지사용료를 요구하면서 지역사회에서 거센비난이 일고 있다.

9일 문경시와 대성산업에 따르면 케이블카 사업부지는 주흘산 면적 5만6천961㎡(1만7천236평)로 대성산업이 정상부 임야 22.3%인 1만2천722㎡(3천849평)를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대성산업이 문경시의 부지 매입 협의에 응하지 않고, 부지 사용을 대가로 매년 케이블카 입장료의 10%를 무려 30년간이나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경시는 통상적으로 지자체가 사업을 위해 사유지를 필요로 할 때는 ▷사용 승낙 ▷임대료 제공 ▷부지 매입 등을 협의하는게 일반적인데, 대성산업이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임야에 대해 해당 사업의 지분수준에 이르는 거액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입장이다.

문경시가 감정기관에 의뢰한 대성산업 편입부지 가치는 1평당 평균 1만5천300원 정도로 3천849평의 전체 감정가는 5천900만원 안팎이다.

이에 반해 문경시가 의뢰한 용역조사 결과 주흘산케이블카의 일년 예상 입장료 수입은 140억원 규모다.

부지 감정가와 비교할때 700배나 많은 금액이다. 케이블카 준공에 소요되는 문경시 전체 투자비용 4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이곳에 케이블카를 조성하지 않는다면 주흘산 정상부 임야는 거래될 일도 없고 영원히 방치될 땅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인데 대성산업이 과도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 사실상 '알박기'로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사회는 상식밖의 무리한 요구로,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넘어 지역사회의 은혜를 잊어버린 대성산업의 '배은망덕'이라는 지적이 쏟아지는 중이다.

대성산업이 문경을 친정으로 부를만큼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음에도, 기업이윤의 사회적 환원은 커녕 기업 배불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경 주흘산 케이블카 사업 요약. 문경시 제공
문경 주흘산 케이블카 사업 요약. 문경시 제공

대성산업은 지난 1960년대부터 1993년 폐광때까지 대성탄좌(옛 문경광산)로 기업을 일궈 큰 돈을 벌었고 오늘의 대성산업 성장 배경이 됐다.

현재 문경새재도립공원의 48.6%를 포함해 문경에 수백만평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계열사 대성계전(주)의 공장도 옛 대성탄좌 문경광업소 사택 부지에 있다.

폐광 당시 대성은 자사 성장의 밑거름이 된 문경에 보답하기 위해 문경새재도립공원 주변 자사 부지에 1994년부터 905억원을 투자하는 관광지 개발사업 계획을 확정지었다고 문경시에 밝혔다.

스키장과 18홀짜리 골프장과 50실 규모의 관광호텔, 800실 규모의 콘도미니엄, 5천280㎡ 규모의 연수원시설을 갖춘다는 것이었다.

이후 대성이 경북도시가스 주식회사 설립을 경북도와 협의중이던 1996년 6월 당시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고(故) 대성그룹 회장으로부터 문경폐광지역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받았다고 발표했다.

문경 시민들은 대성그룹 투자로 문경의 얼굴이 확 바뀌게 된다며 기대에 찼지만, 대성의 이런 약속은 지금까지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 사이 문경시는 수많은 유치 성과를 일궈내면서 대성이 소유하고 있는 관심 밖의 문경땅값도 상승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했다.

이러한 전후 사정을 아는 시민들은 산꼭대기 땅을 빌미로 과도한 잇속 챙기기에 나선 대성산업의 모습에 심한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문경지역의 한 원로는 "오늘의 대성이 있기까지 희생한 문경 광부들의 피와 땀, 그리고 탄광 공해에 시달렸던 문경 시민들을 눈꼽만큼이라도 생각한다면 문경에 약속한 투자 약속은 지키지 않더라도 최소한 문경 발전을 위해 개발협조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강하게 질타했다.

매일신문은 대성산업측의 입장을 듣기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이 없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