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새로운 골프장들이 문을 열며, 골퍼들의 방문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기존 골프장들이 코로나 이후 급격히 줄어든 골퍼들에게 다양한 이벤트성 호객 방식을 광고하고 있지만 코로나 시즌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출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막을 재간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신·구 골프장들의 본격 마케팅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골퍼들 입장에서 과연 어떤 골프장들이 인기가 있을까 따져보면, 단연 1 순위가 저렴한 그린피와 그린의 상태를 고려한다는 사실이다.
그린피는 경제성을 고려한 선택이며, 그린 빠르기는 품질의 우수성에 관한 선택임을 짐작할 수 있다. 실례로, 한 때 장마철이 닥치면 페어웨이와 그린이 물탕으로 변해 골퍼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고령의 모 골프장의 사례가 본보기로 지적할 만한 곳이다. 하지만 이 골프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페어웨이의 잔디를 새롭게 식재하고, 그린 관리를 남다르게 공을 들여 이젠 낙후된 골프장의 오명을 씻어낸 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
골프에서 버디의 가능성은 99% 그린에서 펼쳐지는 퍼팅에 의한 결과물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칩샷과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는 얘기가 된다. 매 홀의 마무리는 그린에서 펼쳐지며, 이글과 버디, 보기, 더블도 대부분 그린 퍼팅으로 결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파, 버디, 이글은 어쩔 수 없이 그린 상태와 직결된 골프장의 조건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처럼 중요한 골프장의 구성요소인 그린이 골프장의 품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로 여겨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다.
'골프장은 좋은데 그린 빠르기가 영 마뜩찮다'는 골퍼들의 대화를 엿들을 때 마다, 이들의 골프 수준이 평균 이상임을 동시에 짐작할 수 있다. 골프장마다 이제 야간 3부제를 운영하는 방식이 대세로 정착된 분위기다. 빠르면 3월부터 12월초 추위가 닥칠 때까지, 3부제를 이어가는 골프장들의 최대 고민이 그린 상태의 유지나 보수다.
많은 골퍼들이 그린에서 잔디를 밟고 지나 다니는 상태가 지속될 경우, 생명체인 그린 잔디도 스트레스성 과부하가 얹혀지는건 당연지사. 이같은 이유를 앞세워, 그린 빠르기를 평균 이상으로 올릴 수 없다고 변명하는 골프장들을 볼 때마다 욕심을 앞세운 경영진의 민낯이 그대로 보여진다.
경산의 유명한 골프장 그린이 그렇다. 또 최근 신설된 대구시 군위군에 퍼블릭 골프장들이 그린 위에서 공의 속도감을 끌어 올리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넓은 페어웨이와 그늘집 음식의 맛깔난 맛도 중요하지만 우선 골프장의 제일 품격은 그린 빠르기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을 많은 골퍼들은 알고 있다.
최소 그린빠르기는 스팀프 미터로 측정해 평균 2.5 이상으로 관리될 때, 비로소 골프 그린의 품격을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하루 시간을 나누었을 때와 계절적 요인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골프의 손맛에서 그린 빠르기는 골퍼들의 버디 성공률을 높여주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린 상태를 망치는 것은 골퍼가 아니라 3부까지 무리하게 운영하는 경영진들의 눈 먼 욕심이 제일 큰 원인임을 그린 잔디도 눈치채고 있다. 빠른 그린은 높은 그린피와 비례하는 것이지 반비례가 아니라는 사실을 골프장들은 기억해야만 한다.
골프 칼럼니스트(황환수 골프 아카데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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