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요초대석] 배모 씨와 김혜경, 이화영과 이재명

이정훈 명지대 객원교수
이정훈 명지대 객원교수

수원지법이 쌍방울 게이트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 6월에 벌금 2억5천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징역 15년에 벌금 10억원, 추징금 3억4천만원을 구형한 것에 비하면 많이 깎였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깜짝 놀라는 눈치다.

검찰 구형이 있은 후인 지난 5월 21일 이화영의 변호인은 이화영 씨 보석을 신청하며 "이화영에 대한 유죄 판결은 이재명에 대한 유죄를 추정하는 데 유력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었다.

변호인은 재판부를 압박하기 위해 '이화영과 이재명은 운명 공동체'라고 한 것 같은데, 수원지법은 "(피고인 이화영이) 반성 없이 비합리적 변명으로 일관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9년 6월을 선고했으니 이 대표도 기소돼 유죄를 받을 것이란 예상이 강해졌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위례·대장동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가 이 소식을 들은 이 대표는 이어진 기자단의 질문에 묵묵부답했다.

검찰은 쌍방울이 북한에 제공한 800만달러 전액을 불법으로 봤으나 수원지법은 394만달러만 불법으로 판단했다. 2심과 3심도 쌍방울이 북한에 준 자금을 불법으로 판단한다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는 3자 뇌물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재명 지사는 북한에 가기 위해 3자인 쌍방울로 하여금 북한에 뇌물을 준 것이 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1심 판결만으로도 이 대표를 3자 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할 수 있다. 이화영의 유죄가 이재명 유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이 대표의 부인인 김혜경 씨가 연루된 법카 비리 사건과 비슷하다. 이 사건은 경기도지사가 된 이 대표를 따라 경기도 공무원이 됐던 배모 씨의 지시로 법카를 사용한 전 경기도 공무원 조명현 씨가 법카 사용처를 낱낱이 밝히고 경기도와 경찰은 이를 확인했기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검찰은 배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는데 2심은 1심과 같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배 씨는 상고를 포기했기에 이 형은 확정됐다. 그러자 검찰은 김혜경 씨가 민주당 국회의원 부인들과 식사한 후 경기도 법카로 결제한 것을 같은 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배 씨는 법카 결제는 자신이 결정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법카로 사서 김 씨 집으로 배달한 음식과 관련해선 추후 김 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진술도 했다. 그렇다면 배 씨는 이 돈을 경기도로 보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으니 이는 공금 횡령이 될 수 있다. 검찰 조사에서 배 씨는 이러한 주장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주장을 담지 않은 그의 검찰 조서는 증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김 씨 재판에선 상반된 증언을 했으니 위증죄가 될 수 있다.

집행유예 기간(2년)에 새로운 죄를 범하면 유예받은 형(징역 10월)을 수행해야 하고 새로운 범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을 받는데, 그는 이를 알고 진술을 바꾼 것일까?

배 씨는 80억원대의 부동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재산 형성 과정이 석연치 않다. 검찰은 이 부분도 수사할 수 있다. 배 씨는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처지인데 김혜경 씨를 보호하는 진술을 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바꾼 진술은 김 씨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그와 김 씨를 옥죄는 새 모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화영 씨 재판에서는 이 씨의 부인에 의한 변호인 교체가 있었다. 그리고 새 변호인 측은 검찰이 술자리를 열어 이화영 씨를 회유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 주장을 사실로 보고, 회유를 한 검찰을 조사해야 한다며 '이화영 특검'을 발의했는데, 수원지법은 이 씨에게 징역 9년 6월 형을 선고해 버렸다.

이화영 씨 부인에 의해 교체된 변호인들은 다툼 중에 있다. 새로 선임된 변호인이 한 유튜브에서 전 변호인이 검찰의 회유에 참여했다고 했기에, 전 변호인은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변호인들은 모두 민주당원이었는데 다툼이 있은 후 전 변호인은 이낙연 씨가 만든 새로운미래로 당적을 옮겼다. 대장동 재판에서 확인됐듯 경기경제신문에 대장동 게이트를 알려준 것은 이낙연 캠프였다. 전 변호인은 반(反)이재명 사단에 참여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민주당은 특검을 보검처럼 휘두르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의 적은 내부에도 있다. 배모 씨와 이화영 씨가 제2의 유동규가 된다면 이재명 체제는 걷잡을 수 없는 붕괴를 맞을 수 있다. 총선에는 이겨 놓고 내부 모순 때문에 자멸하는 것은 인과응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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