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협 집단 휴진, 병원 내 직역 갈등으로 번질 판

의료계 "우리도 의협 회원…휴진 동참 할 것"
의료노조 "집단 휴진 누가 봐도 억지…명분 없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 모습.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 회원의 투표로 결정한 집단 휴진이 병원 내 직역 간 갈등으로 번질 기세다.

의대 교수들은 의협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집단 휴진에 참여하려는 의사를 내비친 반면 병원 내에 근무하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명분이 없다며 휴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10일 전국 40개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오는 12일 정기총회를 열고 '전체 휴진'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는 의협이 집단 휴진을 결정한 데 대한 전의교협 소속 교수들의 향후 행보를 결정짓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현재 학교별로 휴진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아마 18일 하루 휴진하겠다고 한 의협의 결정과 다르지 않은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10일 전국 20개 의대 교수가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의협과 행동을 같이 하겠다고 밝혔다. 전의비 관계자는 "의대 교수들은 의협 회원이니까 당연히 휴진과 18일 총궐기대회에 참가할 것"이라며 "다만 휴진일은 학교마다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조속한 진료정상화·올바른 의료개혁 촉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조속한 진료정상화·올바른 의료개혁 촉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의대 교수 단체의 집단휴진 계획에 대해 '억지'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0일 성명을 내고 "의사집단의 집단휴진은 누가 봐도 억지고 명분이 없다"면서 "지금 의사들은 집단휴진이 아니라 전공의들의 복귀를 독려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환자와 국민의 편에 서서 올바른 의료개혁 방안 마련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도 이날 성명을 내고 "환자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집단 휴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의료노련은 "의대 증원과 '복귀 전공의 행정처분 중단'이라는 정부 결정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서울의대·서울대병원과 의협의 휴진 결정은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교수들을 향해 "환자의 고귀한 생명을 담보로 정부와 싸우지 말고 전공의들에게 즉각 복귀를 설득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의협에도 "휴진 협박을 철회하고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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