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테크들이 '동남아 러시'를 이루자 미국의 유명 컨설팅 업체 'ATKearney'는 2030년 AI(인공지능)가 동남아에서 9천500억 달러 이상의 경제성장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동남아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13% 정도가 AI 덕을 본다는 의미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가 규모로는 가장 큰 3천660억 달러(GDP의 12%) 경제성장 효과를 보고 비중으로는 싱가포르가 GDP의 18%를 차지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국가로 분석됐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 등도 GDP의 10~13%를 AI 분야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빅 테크, 왜 동남아 러시인가?
미국의 빅 테크들이 중국이 아닌 동남아에 '몰빵 투자'하는 것은 동남아가 중국을 대체할 만한 미래의 황금시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동남아 인구는 7억명으로 중국(14억명) 인구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러나 동남아 경제가 견실하게 성장하면 2030년쯤엔 인구의 65%가 중산층으로 유입되면서 온라인 서비스 등 AI를 적극 이용하게 돼 시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보다 동남아가 더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빅 테크들의 또다른 동남아 투자 요인은 '인구 보너스'다. 중국은 '고령화터널'에 접어들었지만 동남아는 최소 30년간은 인구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인구는 14억명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통계국의 일부 인터넷 자료에 따르면 11억 4천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2050년엔 인도네시아 인구는 3억 2천만명의 인구 대국이 되고, 베트남은 1억 3천만~1억4천만명에 이른다는 것이 세계 각 기관의 분석이다.
탈중국 기업 유치와 투자 경쟁에서 인도가 동남아의 베트남과 경쟁하고 있지만 베트남이 인도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몇 가지 있다. 인구 규모면에서 인도가 유리하지만 베트남의 노동참여율은 70%인데 반해 인도는 10%에 불과하다. 성인 문자해독률도 베트남은 90%, 인도는 60%로 베트남의 경쟁력이 강하다.
임금측면에서도 동남아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중국은 인력의 질은 좋지만 저임금 매력이 사라졌다. 반면 동남아의 임금은 중국 근로자의 25~35% 수준이다. 특히 베트남은 전체 인구의 68%가 경제활동인구여서 미국의 빅 테크 입장에서 보면 AI 투자를 통해 동남아 경제도 크고 자신들도 미래 황금시장에서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본다.
◆제조업 아닌 왜 AI에 투자하나
미국의 빅 테크 기업들이 동남아에 제조업 아닌 AI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컨설팅 업체 'ATKearney'에 따르면 1인당 AI 투자액도 '동남아 러시' 현상과 상관관계가 있다.
'ATKearney' 는 인공지능 도입단계를 초기 단계(early stage)와 성장 단계(advanced stage)로 나누고 있다. 미국의 1인당 AI 투자액은 155달러, 캐나다 34달러, 중국 21달러다. 반면 동남아 국가들은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대부분 2달러에 불과하다. 역으로 보면 AI 초기단계인 동남아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박'을 칠 수 있다는 것이다.
AI를 통해 제조업뿐만 아니라 농업, 사회서비스, 전자정부,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의 산업확산 효과가 크기 때문에 빅 테크들이 동남아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정치경제학적 상황도 동남아 투자의 동력이다. 동남아가 미국·서방세력과 중국의 경제패권 각축장이 됐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과 서방은 743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도 경쟁적으로 일대일로 사업에 685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동남아를 중화경제권으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탈중국도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2022년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급격히 감소하는 대신 미국이 앞장서 동남아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 대기업들도 중국에서 벗어나 동남아 진출에 적극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AI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은 시장이 작은 반면 동남아 시장은 장기적으로 매력적이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 때문에 AI분야에서 동남아에 투자할 수 없고 대신 미국 빅테크들은 동남아 AI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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