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오물풍선' 살포에 맞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조치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과잉 대응' '안보 불안 조장' 등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자, 안보 이슈마저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굴종적 행태라는 비판이 여당 내에서 일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9일 밤부터 10일 아침까지 살포한 대남 오물 풍선은 310여개, 최근 네 차례에 걸쳐 살포한 대남 오물 풍선은 총 1천60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남측으로 넘어온 오물 풍선은 차량 파손 등 피해를 입혔고, 서울 시내 어린이집에서도 분뇨, 유리조각 등 위험한 오물풍선 내용물이 발견돼 공분을 샀다.
강경한 경고에도 북한이 아랑곳하지 않고 오물풍선을 보내자, 정부는 지난 4일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고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등 남북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북한 오물풍선 살포를 둘러싼 최근 남북 간 갈등과 관련 "과잉 대응이자 공멸의 대응"이라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유치한 치킨게임을 중단해야 한다"며 '양비론'을 꺼냈다. 이 대표는 "남측 민간단체들이 북측을 향해서 대북 삐라, 전단을 뿌린다고 해서 북측 당국이 나서서 오물을 남쪽으로 날려보내는 것은 좀 그렇지 않냐"며 "또 거기에 대응한다고 군사합의를 파기하고 북측으로 확성기를 다시 설치해서 대북 비방 방송을 하겠다는 이런 남쪽의 태도는 너무 유치하지 않나"고 말했다.
6선 중진의 같은당 추미애 의원도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금지한 '남북관계발전법'을 정부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라며 우리 정부를 비판했다.
우리 정부의 책임을 따져 묻는 듯한 민주당 태도에 '안보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10일 자신의 SNS에서 추 의원을 겨냥해 "적의 도발에 대한 침묵과 굴종, 일시적 평화의 구걸, 우리 시대 평화라고 믿느냐"고 맞받아쳤다. 또 추 의원의 '누가 뭐래도 평화가 전쟁보다 살길이다' 발언을 언급하면서 "평화는 문서, 상대 선의를 바라는 희망으로 만드는 게 아니다. 평화는 힘의 결과다"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재개에 대해 "나약한 모습을 보였던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며 "즉각적인 대응과 응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은 김정은에게 자충수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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