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 '체리'(CHERRY)가 기부 문화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안전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물론 다양한 형식을 적용해 보다 간편하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 것이다.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부를 '재밌게' 하는 방법 고안
이수정 체리 대표는 "투명한 시스템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기부가 더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 기부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체리는 이 작은 바람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이라며 체리를 소개했다.
현재 체리에 등록된 나눔단체는 400곳, 후원 횟수는 약 48만건에 이른다. 2천100건이 넘는 캠페인을 진행했고 누적 후원금액은 14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와 기부문화 확산 협약을 맺고 지역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커피 한 잔 마시는 금액도 간편결제를 이용해 기부할 수 있고 모금부터 사용까지 기부금 관련 정보가 실시간으로 기록된다. 기부자와 수혜자 간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계약'을 체결해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체제를 확립했다.
체리는 기부를 '재밌게' 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스티커 사진을 찍거나, 걷기 운동 등 일상 속에서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대표는 "기부에 재미를 더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포토부스의 경우 직접 제작을 해서 전국 곳곳에 설치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사진으로 추억도 남기고 뜻깊은 기부도 하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 대표는 IT기업 이포넷을 27년 운영한 1세대 벤처 기업인이기도 하다. 2019년 체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법인을 설립하며 체리를 분사했다. NGO 단체 일원으로 활동하며 모금활동을 전개하며 아쉬운 점이 있어 이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체리가 탄생했다.
그는 "당시 자선 음악회, 바자회, 엽서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금활동을 했다. 기존 기부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 블록체인이었다.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진심을 다하면 통한다고 믿었다. '조금만 더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했다.
◆선진적인 기부 문화 정착 목표
체리는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서울에서 30년 가까이 IT기업을 운영한 이 대표가 새로운 스타트업의 거점을 대구로 결정한 이유는 잠재력이었다.
이 대표는 "동대구 벤처밸리 스케일업허브(DASH)에 후배가 있어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했다. 동대구역에서 내려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라는 점에서 메리트를 느꼈다. 무엇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롯한 지원기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태도에 놀랐다"며 "여러 과제를 수행하며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로드맵이 갖춰져 있다. 대구에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체리의 목표는 선진적인 기부 문화의 정착이다. 누구나 이웃을 위한 작은 실천을 할 수 있는 사회로 변모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다.
이 대표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기부에 대한 거부감이 자리 잡은 것 같다. 선진국은 거창한 게 아니다. 타인을 위할 줄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 선진국에 한 발 가까워지는 셈"이라며 "자선가 역시 대단한 게 아니다. 금액에 구애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업계의 베테랑에서 초심자로 돌아왔을 때 막막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젊은 창업가들을 보며 배우는 게 많다.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조금 더 좋아지게 바꾼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이면 분명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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