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극우 정당의 유럽의회 선거 돌풍에 맞서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프랑스의 중도우파인 공화당이 수십년 금기를 깨고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과 연대에 나섰다.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TF1 뉴스에 출연, 이번 총선에서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RN과의 동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오티 대표는 "우리 자신을 유지하면서 동맹을 맺을 필요가 있다. RN 및 그 후보자들과의 동맹"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지난 9일 끝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단 6석을 얻어 5위에 머물렀다. 시오티 대표는 공화당이 좌파와 중도파들의 국가 위협을 막기에는 너무 허약하다고 설명했다.
RN의 하원 원내대표인 르펜은 시오티 대표의 이런 결정에 대해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환영했다.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는 수십명의 공화당 후보들이 당선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프랑스의 정통 보수 우파인 공화당이 극우 정당과 연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류 정당으로 샤들 드골,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등과 같은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에서는 충격과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제라르 라셰 상원 의장은 RN과의 연대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오티 대표의 사임을 촉구했다. 공화당 고위 인사인 그자비에 벨트랑은 시오티 대표를 향해 "극우와 협력을 선택한 것은 배신"이라고 비난하며 당의 제명을 요구했다.
좌파 진영도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손을 잡고 있지만 불협화음 또한 나오고 있다. LFI, 공산당, 사회당, 녹색당 등 좌파 대표 4개 정당은 지난 10일 '인민 전선'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뒤 선거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초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12일로 하루 미루고 정계 개편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11일 보도된 피가로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조기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대통령 자리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결과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이 동거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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