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통까지 6개월 남았다…8글자, 암호 같은 도시철도 역 이름 바뀔까

홍준표 대구시장 "시민불편 없도록 단순화" 지시
경산시 "변경시 행정신뢰도 추락·해당 대학측 반발 우려"

호산대 앞에 들어설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구간 역사. 호산대 제공
호산대 앞에 들어설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구간 역사. 호산대 제공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경산시 하양 연장구간 개통을 6개월 앞두고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이 신설 역명을 단순화하라고 지시하면서 경북 경산시가 진퇴양난에 빠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홍준표 시장은 최근 산하기관장 회의에서 대구교통공사에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 하양 연장 구간에 신설된 역명이 너무 길어 혼란이 많다"며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경산시와 긴밀히 협의해 역명을 단순화하라"고 지시했다.

안심~하양 연장 구간의 신설 역은 대구한의대병원역(대구시), 부호경일대호산대역(경산시 하양읍), 하양대구가톨릭대역(〃) 등 3개 역이다. 경산시 하양읍의 2개 역명은 모두 8글자로, 지역명+대학명을 함께 사용했다. 부호경일대호산대역은 역 소재지(부호리)와 인근 경일대, 호산대를 합한 이름이다. 이들 역명은 도시철도 내 안내 전광판도 한 번에 담지 못할 정도로 길다.

현재 대구도시철도 92개역 중 가장 이름이 긴 역은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으로 7글자다. 국내 도시철도에서 가장 이름이 긴 역은 부산도시철도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으로 10글자다.

지난해 11월 이들 역명이 결정했을 때 부르기 좋고 쉬워야 할 역명이 지나치게 길고 부르기 어렵다는 비판 여론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대학과 지역의 상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여론이었다.

대구시는 홍 시장의 지시 이전에도 경산시에 역명 단순화를 요청했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역명은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부르기 쉬우며 그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해야 하는데 하양지역 두 곳의 역명은 지역명+대학명을 함께 사용해 너무 길고 복잡해 승객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경산시에 단순화 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산시는 진퇴양난으로 매우 난감해 하고 있다.

경산시 관계자는 "역명 결정 권한이 해당지역 지자체(경산시)에 있고, 지역과 대학의 상생을 위해 불가피하게 지역명+대학명을 역명으로 최종 결정했는데 얼마되지 않아 대구시의 요청으로 변경을 하는 것에 대해 행정 신뢰도 추락과 주민들과 해당 대학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면서도 "대구도시철도1,2호선 순환선 구축과 3호선 경산 연장 등 도로와 철도와 관련한 협력이 절대 필요한 상황에서 대구시의 요청을 무시할 수만은 없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시의 입장을 하양지역 주민들과 대학에 전달해 주고, 특히 해당 대학들과의 협의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개통까지 남은 6개월 동안 과연 역명이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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