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극우 정당의 유럽의회 선거 돌풍에 맞서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정통 우파 공화당이 극우 국민연합(RN)과 연대를 둘러싸고 내분에 휩싸였다.
12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공화당은 이날 긴급 정치국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극우와 연대를 결정한 에리크 시오티 당 대표를 제명하기로 했다.
아니 주네바르 공화당 사무총장은 "시오티는 당헌과 노선을 위배했다"고 제명 이유를 밝힌 뒤 "공화당은 독립적으로 프랑스 국민에게 후보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 당 대표는 주네바르 사무총장과 유럽의회 선거를 이끈 프랑수아 자비에 벨라미 유럽의원이 맡는다.
공화당은 9일 끝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단 6석(7.2%)를 얻어 5위에 그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시오티 대표는 11일 TV 인터뷰에서 공화당의 기존 노선과 달리 RN과 이번 총선에서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내에서 충분한 논의와 협의 없이 이뤄진 그의 돌발 발언은 제라르 라셰 상원 의장 등 당내 주요 인사의 반발을 불렀다. 샤를 드골이 설립한 당의 후신인 공화당은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수호자를 자임하며 역사적으로 파시즘과 극단주의에 맞서 싸워 왔다.
시오티 대표는 자신의 제명 소식에 즉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개최된 회의는 당규를 명백히 어긴 채 진행됐다. 이 회의에서 이뤄진 어떤 결정도 법적 효력을 갖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당원들이 선출한 우리 정당의 대표이며 앞으로도 대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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