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마을금고, '상부상조' 상징 좀도리단지 문화유산 지정 신청

좀도리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으로 지정 신청
순심고 보관하던 좀도리 발견, 왜관금고 기증

지난 4월 경북 칠곡군 왜관새마을금고가 기탁받은 좀도리단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좀도리단지에 대한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지정을 국가유산청에 신청했다. 중앙회 제공
지난 4월 경북 칠곡군 왜관새마을금고가 기탁받은 좀도리단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좀도리단지에 대한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지정을 국가유산청에 신청했다. 중앙회 제공

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중앙회)가 경북 칠곡군 왜관새마을금고가 기탁받은 좀도리단지에 대한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했다.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제작·형성한 지 50년 미만인 현대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하는 제도로, 오는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중앙회는 13일 좀도리단지에 대한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지정을 국가유산청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좀도리는 1960~1970년대 우리 사회의 근검절약과 상부상조를 상징하는 도구인 만큼 사료적 가치가 있고, 희소성이 있어 국가적으로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앙회 입장이다.

이 좀도리단지는 지름 27cm, 높이 22cm 크기로 전면에 '좀도리'라는 한글이 쓰여 있다. 검은색 유약을 사용해 보통 좀도리단지와 달리 전통적인 민예품 특성을 보인다고 중앙회는 설명했다. 중앙회는 좀도리 상태와 겉면의 글씨체 등으로 미뤄 1970년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좀도리는 밥을 지을 때 쌀, 보리를 한줌씩 덜어 보관하던 옹기다. 절미의 전라도 방언이며 좀도리 항아리, 절미단지, 종도리 등으로도 부른다. 1960~1970년대 사람들은 절미에 모은 쌀을 집 안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나 남을 돕는 데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마을금고는 이같은 풍습을 토대로 삼아 지난 1998년부터 임직원과 회원들이 모은 기금으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랑의 좀도리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번에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한 좀도리단지는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서울분원장인 선지훈 라파엘 신부가 지난 4월 왜관새마을금고에 기증한 것이다. 중앙회에 따르면 선 신부는 왜관읍 순심고등학교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좀도리단지를 발견하고 좀도리운동 역사성과 가치를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판단, 이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왜관금고에 기증하도록 했다.

국가유산청은 오는 9~12월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지정 심의를 진행하고, 내년 초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회는 좀도리단지를 시작으로 1960~1980년대 절미운동 기록, 회의록 등 기탁받은 유물에 대한 근현대 문화유산 지정을 추가로 신청할 예정이다.

김태영 중앙회 ESG경영본부장은 "금고에서 좀도리단지를 기증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60, 1970년대에 좀도리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단지가 국내에 4개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근현대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통해 좀도리단지와 절미운동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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