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회사를 통해 불법 수의계약을 맺어 논란을 빚은 배태숙 대구 중구의회 부의장이 검찰에 송치됐다. 시민단체는 배 부의장의 즉각적인 사죄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대구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배 부의장은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 10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배 부의장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12월까지 아들이 대표로 있는 유령회사를 이용해 중구청과 수의계약을 맺어 모두 9건(1천800만원 상당)의 계약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배 부의장의 아들과 유령회사 직원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배 부의장은 지난 2019년 북구에 거주하면서 허위로 중구에 전입신고해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 8월 배 부의장과 유령회사 직원, 김오성 중구의회 의장, 중구청 및 중구의회 공무원 등을 지방계약법 위반, 직권남용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다만 김 의장과 중구청, 중구의회 공무원 등은 불송치 결정됐다. 공무원들이 배 부의장과 공모해 범행했다고 보기 어렵고, 김 의장 역시 수의계약 체결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는 게 이유다.
시민단체는 경찰의 수사 결과를 받아들인다면서 배 부의장에 대한 사과를 포함해 의회 차원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배 부의장은 즉시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중구의회 역시 배 부의장을 즉각 제명해야 하고, 의원들의 윤리 위반 행위가 확인됐을 경우 의정비 지급 중단이나 환수보다 더 강력한 징계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구의회에서는 검찰 수사 결과 등 앞으로의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중구의회 관계자는 "수의계약 등에 관해선 이미 징계 처리했고, 현재 따로 논의 중인 것은 없다"며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조치하기는 어렵고, 검찰 수사나 재판 결과가 나온 이후에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 부의장은 "검찰 수사에서 법리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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