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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인류를 달나라로 보낸 청소부

브랜드 기획서를 쓸 때, 모티브는 매우 중요하다. 사진: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
브랜드 기획서를 쓸 때, 모티브는 매우 중요하다. 사진: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

브랜딩 기획서를 쓸 때마다 나는 항상 긴장되고 불안하다. 나의 브랜딩 기획안이 바로 그 회사의 얼굴이 되어 고객 앞에 서기 때문이다. 못생긴 얼굴로 고객 앞에 서는 것인지, 아니면 매력적인 브랜드로 어필할 것인가는 모두 기획서에 달려 있다. 그래서 발표 당일이면 항상 초조해진다.

이번에 나는 정기청소를 하는 스타트업과 브랜딩 계약을 맺었다. 그들의 브랜딩 기획서의 모티브를 설정하는 데 많은 고민을 했다. 기획서를 쓸 때 내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바로 모티브다. 이번 기획서가 어떤 생각과 철학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는가가 중요하다. 이번 청소 스타트업의 브랜드 기획서의 모티브로 나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를 가져왔다.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나사를 방문했다. 케네디는 건물에서 너무 열심히 청소하는 청소부를 보고 물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청소하십니까?" 그러자 청소부는 이렇게 답했다.

"대통령님, 저는 청소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류가 달에 가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청소하는 기업이 "우리는 청소하는 기업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고객들이 그들을 선택할 확률은 매우 떨어진다. 청소하는 기업과 심지어 일용직 근로자들도 세상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딩을 할 때는 어떻게 우리 일의 가치를 세상 끝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브랜딩의 핵심은 본질이다. 하지만 본질보다 중요한 것은 그 본질을 얼마나 가치 있는 것으로 고객에게 인식시키느냐의 문제이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이 문제를 놓치고 있다. 이번 기획서는 나사의 청소부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그리고 청소를 열심히 하지 말라고 말했다. 청소는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이용해 고객을 더 좋은 별(star)로 보내는 것이 핵심이다.

청소 스타트업의 경우, 그들의 서비스가 단순히 청소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삶을 어떻게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청소라는 행위는 단지 수단에 불과하다.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청결한 환경은 생산성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며, 심리적 안정을 제공한다. 이러한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 사무실 청소 스타트업이 있다면 그들은 단순히 "우리는 사무실을 깨끗하게 합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우리는 당신의 업무 환경을 최적화하여 당신의 생산성을 높입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가정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우리는 당신의 집을 청소합니다" 대신 "우리는 당신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사의 청소부가 자신의 일을 단순한 청소가 아닌 인류의 달 탐사라는 큰 목표의 일부로 인식했듯이, 청소 스타트업도 자신들의 일을 더 큰 가치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고객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고객은 단순히 청소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결국, 브랜딩이란 단순히 멋진 로고나 슬로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기업이 자신의 일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 가치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번 기획서를 통해 나는 청소 스타트업이 단순한 청소 회사가 아닌, 고객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로 인식되기를 바란다. 그들은 청소를 통해 고객을 더 좋은 별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브랜딩 전략은 단순히 청소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산업, 모든 기업이 자신의 본질을 재해석하고, 그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고객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구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진정한 충성 고객이 된다.

결론적으로, 청소 스타트업은 단순히 청소를 잘하는 기업이 아니라, 고객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브랜딩해야 한다. 그들이 청소를 통해 고객을 더 좋은 별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브랜딩의 본질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어떻게 광고해야 팔리나요'의 저자. (주)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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