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각본없는 드라마]<31> 올 시즌 KBO리그, 역대급 혼돈의 순위경쟁

1위(선두)와 10위(꼴찌) 승률차 고작 0.176
굳이 분류하자면, ‘4강 2중 4약’ 큰 의미 없어
13일 현재 리그 3위 삼성, 잘 하고 있어도 ‘위태위태’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 없는 드라다', 인기 종목은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역대급 경쟁 속에 13일 현재 리그 1위 기아 타이거즈. 출처=캬티비 by 기아 타이거즈
"역대급 레이스", 13일 현재 10개 팀 순위표. 출처=KBO 홈페이지

올 시즌 KBO 리그가 역대급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을 걷고 있다. 매 게임마다 흥미진진한 경기가 펼쳐지면서, 자연스레 역대급 흥행몰이도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각 팀마다 치러야 한 144경기 중 65~70경기를 치른 14일 현재까지 1위부터 10위까지 승률 차이는 고작 1할7푼6리에 지나지 않는다. 선두 기아 타이거즈는 38승 28패로 승률이 0.576에 머물고 있으며, 꼴찌 키움 히어로즈도 26승 39패로 승률이 0.400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10개 팀이 이런 촘촘한 페이스라면, 가을야구도 전반기가 지나가는 이 시점에 예단하기 어려울 정도다. 현 시점에서 굳이 구분짓자면, '4강 2중 4약'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을야구를 하게 될 다섯 팀을 예측하라고 한다면, 야구 전문가도 쉽사리 예단하기 힘들 정도다. 상위권 어떤 팀이 미끄러져 내려와도, 하위권 어떤 팀이 치고 올라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13일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한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4번 타자 박병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역대급 경쟁 속에 13일 현재 리그 1위 기아 타이거즈. 출처=캬티비 by 기아 타이거즈

◆1~4위 1게임, 5,6위 1.5게임, 7~10위 3.5게임차

상위권 팀은 이제 하룻밤 사이에 순위표가 뒤바뀔 수 있다. 승률도 1위와 4위가 고작 1푼7리 밖에 나지 않는다. 최근 10경기 추세로 보면, 게임 승차없이 3,4위에 랭크돼 있는 삼성과 두산이 6승 4패로 상승세이며, 1위 기아는 3승 7패, 2위 LG는 5승 5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팬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쫄깃쫄깃할 수 있을까.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여차하면 1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도 있고, 자칫하면 4위까지 쭉~ 내려갈 수도 있다. 게다가 자칫 팀의 연패가 길어지면 5위권 밖으로도 튕겨져 갈 수 있다. 승률 5할 안팎의 5위 SSG와 6위 NC도 여차하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7위 한화와 8위 롯데의 선전은 리그 순위 경쟁의 역동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한화는 초반 돌풍 이후 꼴찌로 내려 앉았다가, 다시금 반등하며 7위까지 올라갔다. 롯데 역시 투타의 밸런스가 맞춰지면서, 최근 10경기 7승 3패로 한껏 기세를 올리고 있다.

9위 KT와 10위 키움 역시 최하위권이지만 언제든 중위권으로 치고 나갈 태세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지더라도 경기 내용면에서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리그 10팀의 투타 전력이 평준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팀마다 외국인 용병 3명에 시즌 신인 드래프트 선발제도, FA(자유계약)과 트레이드(선수 교환) 제도 등으로 월등히 전력이 뛰어나거나 약한 팀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오히려 팀 분위기가 연승과 연패를 좌우하고 있다.

13일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한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4번 타자 박병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 연고의 삼성, 올해 가을야구는 일단 '맑음'

대구 팬들은 올 시즌 삼성 야구에 열광하고 있다. 일단 젊은 피들의 기량이 실전을 통해 더 향상되면서, 생각보다 빨리 꽃을 피우고 있다. 게다가 구자욱 주장을 비롯해 베테랑 오승환과 강민호 그리고 트레이드로 영입된 박병호 등이 듬직하게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14일 현재까지 성적은 67경기 중 37승 1무 29패(0.561)로 선두와 1경기차로 리그 3위에 랭크돼 있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하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특히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격언이 말해주듯,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결코 결말을 예단하기 힘들다. 당장 주말 경기부터라도 삼성이 3연패를 당하고, SSG가 3연승을 하게 되면 승률이 같아진다.

사실상 7,8월 여름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가을야구의 승패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패기 넘치는 플레이와 적극성으로 팀 승리에 원동력이 되고 있는 김지찬, 김영웅, 이재현, 이성규, 이재상 등의 선수들이 언제든 슬럼프에 빠질 지 모를 뿐더러 경험 부족으로 중요한 경기에서 잦은 실책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현재까지는 신·구 조화를 바탕으로 한 팀 시너지 효과가 잘 나고 있다. 불안한 점은 한쪽 동력만 꺼져도 팀 분위기는 급격하게 가라앉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현재까지 보여준 파이팅 넘치는 모습 만으로도 갈채를 받기에 충분하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를 선물처럼 따라오게 마련.

11~13일 LG와의 홈 3연전 경기도 싹쓸이 3연승으로 선두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기세라면 당장 다음주에 순위표 맨 윗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