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예공화국]<31> 구속 연장된 김호중, 가수 생명까지 위태로워

1심에서 벌금형보다 집행유예, 실형 가능성 높아
방송 복귀는 하세월, 최소 3~5년 잊혀져야
사회봉사활동 또는 해외 유학 등의 탈출구 찾아야

대한민국은 연예 강국이다. 전 국민이 연예인(셀럽)에 열광하고, 어릴 때부터 꿈이 대다수
대한민국은 연예 강국이다. 전 국민이 연예인(셀럽)에 열광하고, 어릴 때부터 꿈이 대다수 '연예인'이다.
구속된 가수 김호중의 구속기간이 10일 연장됐다. 연합뉴스
구속된 가수 김호중의 구속기간이 10일 연장됐다. 연합뉴스

'신세대 가황'(歌皇) 임영웅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던 '트바로티'(트로트 파바로티 합성어) 김호중이 음주·뺑소니 논란에 이은 증거인멸 및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 등의 복합적인 범죄혐의로 가수 생명까지 위태로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달 9일 서울중앙지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 상 위험운전 치상 및 도주 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혐의로 구속된 김호중의 구속기간을 10일 연장했다. 더불어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전모 본부장도 함께 구속기간을 10일 늘렸다.

검찰은 구속기간 연장에 대해 "사안이 복잡해 조사할 사항이 많다"며 추가조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제 김호중은 검찰의 조사가 끝나는대로 재판을 받게 되는데, 무죄 판결이 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판사 역시 양심대로 증거와 법리대로 판단하겠지만, 악화된 여론도 판결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크다.

이제는 찾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산해진 김천의 김호중 소리길. 연합뉴스
이제는 찾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산해진 김천의 김호중 소리길. 연합뉴스

◆벌금형보다는 집행유예나 실형에 방점

김호중은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도 있고, 보석으로 다시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다. 사실 단순 음주운전 사고로 피해자와 합의가 원만이 이뤄졌다면, 벌금형 정도에 그칠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구속도 피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물은 엎질러 졌다. 김호중과 소속사는 일을 키워버렸다. 단순 경범죄가 복합 중범죄가 되어 버린 탓에 어떤 판사가 판결을 내리더라도 사안의 중요성과 여론의 향배를 살피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아직은 예단하기 힘들지만, 전관예우급 호화 변호인(조남관 전 검찰총장)이 오히려 형량을 낮추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사태는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다. 실제 음주 논란을 제외한 다른 범죄 혐의가 더 뚜렸해져, 가중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률 전문가들은 김호중이 무죄나 벌금형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실형선고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첫 범죄, 유명인의 특수상황 등)이 정상 참작이 된다면, 집행유예 판결로 마무리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팬클럽이 사재기를 해서 선물하거나 기부한 앨범들이 버려지는 경우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팬클럽이 사재기를 해서 선물하거나 기부한 앨범들이 버려지는 경우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생명 위태로워, 복귀 가능 시점은?

김호중이 1심 판결에서 실형이든, 집행유예를 선고받든, 벌금형에 처해지든 최소한 수년(3~5년)은 잊혀져야 하는 '사고뭉치 나쁜 가수'로 대중에 기억되어야 할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손쉽게 예상할 수 있다. 2017년 방송인 이창명은 음주 현장을 벗어나 결국은 무죄 확정판결까지 받았지만, 국민들을 실망시킨 죗값을 아직도 치르고 있다.

이미 지상파 3사 모두 김호중을 방송에서 퇴출시켰다. KBS와 MBC에 이어 SBS도 13일 SBS 공식 홈페이지에서 서비스 중인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김호중이 최근 출연한 회차(378회, 383회)를 일부 편집한 채 제공하고 있다. 또 김호중이 4년 전 출연한 회차(193~195회, 200회, 202회)의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됐다.

돌아갈 곳은 팬들 뿐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팬덤 역시 약해지기 마련이다. 기억되는 것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만, 잊혀지는 건 한 순간이다. 만약 팬들이 앞뒤 따지지 않고, 김호중 지키기에 나선다면 사회적 지탄에도 불구하고 당장 내년부터라도 개인 콘서트를 열 수는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방송 복귀는 더 힘들어 질 것이고, 국민적인 분노는 한층 더 불타오르게 될 지도 모른다.

'신이 내린 성대' 김호중의 가창력을 사장시키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하는 일부 여론도 있다. 그렇다면 김호중의 선택은 자명해진다. 무대에 서기보다는 사회 봉사활동에 전념하거나 해외 유학을 가서 음악공부를 더하는 등의 방법이 화난 국민 정서를 달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사 인과응보(因果應報, 원인에 따른 결과가 있는 법). 김호중은 죄 지은 만큼 그 벌을 달래 받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용서도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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