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85만원 디올 명품 가방, 원가는 8만원…노동착취 정황까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 착취 정황까지
4월에는 아르마니도 비슷한 정황

디올. 디올 공식 홈페이지 캡처. 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
디올. 디올 공식 홈페이지 캡처. 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

외국 디올 매장에서 2천600유로(약 385만원)에 팔리는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 가방의 원가가 53유로(약 8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여기에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노동자 착취 정황까지 드러났다.

미국 블룸버그 등 외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이 디올 이탈리아 지사의 가방을 제조하는 '디올SRL'에 대해 사법 행정 예방 조치를 명령하고, 1년 동안 회사를 감독할 사법 행정관을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조치는 밀라노 검찰이 명품 산업 부문에 대해 실시한 불법 근로 현황 조사에 따른 것이다.

법원 판결문에는 디올 가방을 만드는 하청업체 4곳의 노동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있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공장은 중국이나 필리핀 등에서 온 불법 체류자를 주로 고용했는데, 24시간 휴일도 없이 운영됐다. 또 해당 업체는 생산량을 증대 시키기 위해 안전장치도 제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이 업체는 가방 1개를 불과 '53유로'로 디올로 넘겼고, 디올은 이 가방을 자사 매장이나 백화점에서 '2천600유로'로 팔았다.

법원은 또 디올이 공급 업체의 가방 생산 조건, 기술 능력, 정기 감사 등도 행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물었다. 디올도 하청 업체의 노동 착취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탈리아 검경은 수년 전부터 명품 제조사 하청 업체의 노동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이는 세계에서 팔리는 명품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는 이탈리아에서 중국인 등이 운영하는 협력 회사가 자국의 전통적인 가죽 산업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에 따른 조치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법원으로부터 디올과 같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아르마니의 하청업체는 10시간 일한 노동자에게 2~3유로(약 3~4천원)를 지불하며, 가방을 만들어 이를 아르마니 공급업체에 93유로(약 14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 이 공급업체는 아르마니에 이를 250유로(약 37만원)에 재판매하고, 해당 백은 매장에서 1천800유로(약 267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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