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출입 금지' 헬스장, BBC도 주목…"특정 연령에 대한 불관용"

"한국 영업장, 어린이나 노인 출입 금지해 도마 오르기도"

JTBC 사건반장 캡처

최근 인천의 한 헬스장의 '아줌마 출입금지' 공지가 논란이 일면서 외신도 이에 주목했다.

영국 BBC 방송 14일(현지시간) '아줌마 출입금지.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공지가 붙은 인천 한 헬스장에 대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줌마'(ajumma)는 보통 30대 후반 이후의 나이 든 여성을 가리키는 용어라며, '아줌마'가 무례하거나 불쾌한 행동에 대한 경멸을 담은 말로도 쓰인다고 설명했다.

BBC는 해당 헬스장 운영자가 나이 든 여성들이 탈의실에서 비품을 훔치거나 빨래를 하는 등의 무례한 행동으로 인해 자신들이 피해를 봤음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이 한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한국에서는 온라인상에서 해당 헬스장이 특정 연령의 여성들의 잘못만을 부각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고 BBC는 덧붙였다.

BBC는 "어떻게 '나쁜 고객'이라는 단어를 '아줌마'와 동의어로 쓸 수 있느냐"며 "서비스업에 종사해본 적이 있다면 나이 든 여성만이 '나쁜 고객'의 범주에 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것"이라고 적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반면 네티즌들은 중년 여성들이 "텃세를 부린다"며 해당 헬스장의 조치에 공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JTBC 사건반장 캡처

앞서 인천의 헬스장 업주 A씨는 '아줌마 출입 금지, 교양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 가능' 공지문뿐만 아니라, 아줌마와 여자 구별법을 제시해 논란이 됐다. 헬스장 측이 붙인 아줌마의 정의에 관한 내용을 보면 △나이를 떠나 공짜 좋아하면 △어디를 가나 욕먹는데 왜 욕먹는지 본인만 모르면 △대중교통 이용 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가면 △둘이 커피숍 와서 커피 1잔 시키고 컵 달라고 하면 △음식물 쓰레기 몰래 공중화장실이나 변기에 버리면 △자기 돈 아까워하면서 남의 돈은 아까운 줄 모르면 △기억력과 판단력이 부족해서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넘어져 자빠지면 주님 말고는 아무도 안 도와줄 때 여성과 구별된다고 했다.

헬스장 측은 해당 공지가 논란이 되자 언론을 통해 그간 운영 과정에서 진상 고객들로 인해 피해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헬스장으로 빨랫감을 챙겨와 빨래를 하거나 물을 틀어놓은 채로 남 흉을 보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또 샤워실에서 젊은 여성 회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해 BBC는 이러한 '아줌마 출입금지'를 한 헬스장은 단 한 곳 뿐이지만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는 영업장들이 어린이나 노인들의 출입을 금지해 논란이 되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노키즈존'과 같은 이런 논란들은 특정 연령 그룹에 대한 불관용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로도 여겨진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