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에서 만나 동거하던 70대 남성이 성행위를 강요하고 욕설 및 폭행을 일삼자 그를 살해한 뒤 시신까지 훼손한 20대 지적장애 남성이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살인 및 사체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20대)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40시간의 특정범죄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 준수사항도 함께 내렸다.
A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부산 영도구의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던 B(70대)씨를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의 시신을 여러 번 찔러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2022년 4월 부산의 한 정신병원에서 처음 만났다. A씨는 분노조절장애로, B씨는 알코올의존증으로 입원해 있었다. 당시 A씨는 B씨를 '아빠'라고 부르며 따랐고, 퇴원 후 같이 살자는 B씨 제안에 지난해 1월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문제는 동거를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동거를 시작하고 초반 한달 간 B씨는 A씨에게 성행위를 강요했고, 술 심부름을 시키고 말을 듣지 않으면 폭행과 욕설을 했다. 실제 B씨는 과거 청소년에 대한 유사 강간 행위로 처벌받는 등 다수의 성범죄 처벌 전력이 있었다.
둘은 이후에도 잦은 다툼으로 경찰에 수차례 서로를 신고했다. 그러나 매번 화해를 반복하며 동거 생활을 유지해 왔는데, 이는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모아 사실상의 경제공동체로 생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일련의 일들에 불만을 품고 있었고, 범행 당일 역시 B씨가 술 심부름을 시키고 술을 사왔음에도 욕을 퍼붓자 폭행하기 시작했다. B씨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지만, A씨는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흉기를 이용해 B씨 시신을 훼손했다.
A씨 측 변호인은 "B씨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A씨 몸에 상처를 내거나 경찰에 신고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다"며 "사건 당일에도 B씨가 '집에서 나가라'고 말하자 또다시 버림받는다는 생각에 순간 화를 참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어릴 적 새아버지의 학대와 어머니의 방관 속에서 정서적·신체적 학대를 받아왔다. 노숙 생활을 하면서도 명의도용 사기를 당하고 B씨와 함께 생활하는 동안엔 부당한 일을 겪었다"며 "A씨가 겪어온 세상은 보호받을 곳 하나 없는 전쟁터 같은 곳이었고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공격적 태도를 보였을 것"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미 사망한 피해자의 사체를 반복해 흉기로 찌르는 등 분풀이하듯이 추가 범행을 저지르는 등 그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살해를 계획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고 정신질환이 범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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