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끝까지 보세요", "머리를 들지 마세요".
임팩트가 나빠서 공을 제대로 못 맞히는 골퍼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그 말 뜻은 알 것 같지만, 왜 공을 끝까지 보라고 하는 것일까. 미국의 유명 골프아카데미 중 하나인 TGM(The Golfing Machine)에서 골프의 3가지 핵심요소 중에 첫 번째로 머리 고정(Stationary Head)이고, 또 메디쿠스(Medicus) 골프 아카데미에서는 스윙의 5가지 심풀 키 중의 첫 번째가 머리 고정이라고 한다.
미국의 유명한 골프 교습가인 짐 매클레인(Jim McLEAN)은 머리를 고정하는 것은 기본원칙(Fundamentals)이 아니고, 스윙 중에 아무도 머리를 경직되게 고정하지 않는다(No one freezes the head)고 주장한다. 무엇이 맞는 말일까.
사실, 공을 끝까지 보라고 하는 것은 골프의 기본원칙(Fundamentals)이 아니다. 단지 골 프에서 머리를 고정하는 것과 골프 스윙 중에 머리의 위치를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팩트 시에 머리를 포함한 대부분 골퍼의 몸이 어드레스 자세와 같은 위치로 돌아가야 만이 골퍼가 원하는 타깃으로 공을 보낼 수 있다. 그래서 머리는 골프 스윙의 중심점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구조를 보면 손 위에 팔이 있고, 팔 위에 어깨가 있고, 어깨 위에 머리가 있다. 그래서 다운스윙의 연속동작(Downswing Sequence)과 다르게 손이나 팔이 골반보다 먼저 움직이게 되면 그 영향으로 머리가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끝까지 공을 보라고 하는 것은 머리를 포함한 상체를 많이 움직여서 정확한 임팩트가 되지 않는 골퍼에게 다운스윙을 골반부터 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통계에 의하면 미국 PGA 선수들은 백스윙 시에 머리가 약간 낮아지거나, 뒤로 1~4인치 이동시키고, 얼굴도 약 15~25도까지 오른쪽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결국, 공을 끝까지 보는 프로선수는 없고, 머리를 좀 움직여도 된다는 것이다.
머리를 꼼짝하지 않는 것(No one freezes the head)이 아니라, 임팩트 시에 어드레스 위치로 머리를 원위치시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움직여도 된다는 의미이다. 더불어 백스윙 톱에서 공을 볼 수 없다면 백스윙이 잘못 이루어진 것이다. 백스윙 시에 왼쪽 어깨로 턱을 밀어 올려 머리가 들리던지, 아니면 왼쪽으로 상체가 많이 움직이게 되면 머리가 들리고, 눈으로 공을 볼 수 없는 왼쪽 어깨가 많이 들리는 자세(플랫 솔져 자세)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공을 볼 수 없는 것이다.
다운스윙의 순서는 골반 회전이 맨 먼저 되고, 클럽이 제일 늦게 내려와야 하는데, 공을 힘차게 치려고 하면 상체가 먼저 회전하는 '오버 더 톱'(Over the Top) 자세가 되어 손이나 팔의 회전이 머리에 영향을 주어, 머리가 먼저 돌아가거나 상체가 타깃 쪽으로 나가면서 눈이 공과 멀어져 아무리 보려고 해도 공을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골프 스윙은 척추를 중심으로 올바른 스윙 즉 스윙의 연속적인 동작순서(Swing Sequence)를 지키는 것이다. 머리는 척추에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올바른 스윙이 이루어지면 머리도 올바른 위치에 있게 되어 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맹인(시각장애인)도 헤드업을 하는 것은 공이 날아가는 것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스윙의 결과이다.
공을 보는 것은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스윙에 있다. 머리를 너무 경직되게 고정하려 하면, 스윙의 유연성과 몸의 탄성을 붙잡는 자세가 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머리를 움직여도 된다. 공을 끝까지 보라는 것은 머리를 적게 움직이고 올바른 스윙을 하라는 것이다.
골프 칼럼니스트(PGA 회원, 더 플레이어스 골프클럽 헤드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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