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대표, ‘애완견’ ‘조작’ 운운 말고 사실과 증거로 말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되자 검찰을 향해 "국가 권력기관이 사건을 조작하고 엉터리 정보를 제공한다"며 "희대의 조작 사건으로 밝혀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언론을 향해서는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기레기라고 하지 왜 그렇게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민주당 원내 대변인을 맡고 있는 노종면 의원은 '애완견으로 부른 게 왜 언론 비하인가'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은 허무맹랑하다. 국가 기관이 사건을 조작하고 엉터리 정보를 제공했다면, 어떤 조작을 했고, 어떤 엉터리 정보를 왜곡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지금까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나온 팩트는 법원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관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는 것과 또 이와 관련, 검찰이 이 대표를 제3자 뇌물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으로 기소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쌍방울과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화영 재판 1심 법원은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경기지사 방북과 관련한 사례금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무슨 왜곡이 있고, 언론이 권력이 주문한 대로 받아 쓴 면이 무엇이란 말인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희대의 조작'을 시도한 쪽은 오히려 이화영 전 부지사 측과 민주당이었다. 이화영 재판 과정에서 민주당 측은 온갖 작전으로 사법을 방해했다. 옥중 편지로 진술 번복, 민주당 의원들의 수원지검 연좌 농성, 술자리 회유가 있었다는 가짜 뉴스 퍼뜨리기, '대북 송금 특별검사법(특검법)' 발의 등이 그런 예다.

지금 이 대표 측과 민주당이 검찰과 언론을 향해 파상 공세를 펴는 것은 재판으로 진실이 드러나고, 언론 보도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저런 공세로 재판에 영향을 줄 수는 없어도, 지지율만 단단히 붙들고 있으면 재판을 늦출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표의 말대로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검찰이 자신을 기소한 것이 '희대의 조작'이라면 신속한 재판을 요구해 억울함을 하루빨리 벗으면 될 일이다. 그렇게 억울한 희대의 조작 사건인데 어째서 재판을 늦추지 못해 안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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