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국대’로 개칭한다는 안동대, 촉박하게 교명 바꿀 일인가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국립안동대와 경북도립대가 내년부터 통합 교명으로 '국립경국대'를 택했다. 후폭풍이 상당하다. '경상북도 종합국립대'라는 뜻이라는데 77년 전통의 교명을 포기할 만큼 미래지향적 비전을 갖춘 교명인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최근 안동대 총동문회는 '교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동'이라는 고유명사를 새로운 교명에 포함해 달라는 안동대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수차례 전했지만 무소용이었다는 것이다. 안동시의회도 거든다. 지난달 임시회에서 "지역 정체성은 물론 대학 고유성을 외면하고 공론화되지 않은 교명안을 제출해 공분을 사고 있다. 합리적 공론화를 통해 교명을 제정하라"는 결의안을 의결했다. 1997년 예천전문대에서 시작된 경북도립대와 통합하면서 안동사범학교, 안동교대를 전신으로 한 77년 역사의 종합대학 교명이 희생해야 하느냐는 반발이다.

교명 선정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인문학 융합 인재 양성이라는 비전을 따지면 '국립인문과학기술대'의 선호도가 높았지만 경국대로 결정됐다. "새롭게 출발하는 통합 대학의 상징성과 기대를 담은 이름이라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는 학교 측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북대의 아류라는 느낌부터 강하다. 대구경북 통합 논의가 나오는 마당에 적절한지도 의문이다.

글로컬대학 선정으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결의는 박수 받을 만하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개칭이냐는 물음에는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하다. 여론의 극심한 반발을 감수하고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합리적 절차로 재결정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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