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군위군이 미래 첨단산업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에 맞춰 첨단산업단지 조성이 진행되는 것은 물론 기업 유치를 위한 SMR과 산업기술단지(TP) 등이 준비 중이다.
◆공항과 도로, 땅을 모두 가진 군위
대구시는 지난달 군위군 일대 약 630만㎡ 규모의 TK신공항 배후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발표했다. 시 관계자는 "새로운 산업생태계 구축과 부족한 산업용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군위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대구 도심 산업단지들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중견기업 및 대기업들을 위한 대규모 공장이 들어설 곳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분양 중인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2단계와 조성을 준비 중인 제2국가산업단지가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나머지 땅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달성군 국가산단 분양에 대해 중심지에서 떨어져 있어 인력을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과 물류 이동과 전력비용 등에서 투자를 꺼리고 있다.
반면 군위 첨단산단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땅'이 되고 있다. 군위 첨단산단의 가장 큰 장점은 4km 떨어진 대구경북신공항이다. 장거리 노선까지 운항이 가능한 공항을 통해 물류 이동이 용이하다. 또한 서군위IC와도 인접해 육로 접근성도 좋다. 공항철도 등이 완료되면 철길까지 갖춘 요충지가 된다.
대구시가 추구하는 미래모빌리티 산업이 군위 첨단산단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는 수소생산과 저장·운송, 충전, 수소모빌리티, 수소연료전지 등 대구시 특화산업과 연관이 많은 수소산업을 군위 첨단산단 유치업종으로 선정했다. 특히 공항과 연계 가능한 도심항공, 자율주행차 등 미래모빌리티 산업과 첨단 모빌리티 관련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첨단업종이 군위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대구시는 군위 첨단산단 조성사업을 통해 약 37조3천148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5조3천792억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15만3천700명의 고용유발효과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하 기관들도 군위에 사업 추진 중
대구시가 직접 조성하는 군위 첨단산단 외에도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등 산하 기관들도 각자 목적에 맞춰 군위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구TP는 군위군 봉황리 주변 66만㎡ 부지에 신공항 경제권 활성화 위한 산관학연 혁신 클러스터 '산업기술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군위 공항신도시에 산관학연 혁신 자원을 집적시켜 기술 개발, 사업화 촉진, 연계협력 등을 위한 첨단 산업기술단지(TP)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대구TP 관계자는 "신공항 경제권 활성화를 위한 혁신자원 집적이 필요하다"면서 "신공항 배후에 시스템반도체, 미래모빌리티 등 미래 신산업을 담을 산관학연 혁신 클러스터를 만들어 대구 5대 미래산업 확장의 교두보를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대구TP는 터키 이스탄불 테크노파크 조성을 모델로 삼고 있다. 국제공항이 인접한 이스탄불TP가 군위TP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스탄불 TP는 공항과 테크노파크, 대학이 삼각편대를 이룬 방위산업 연구개발(R&D) 허브이다. 300개 이상의 현지 및 국제 기업이 있으며 주로 방위 산업, 항공·우주, 해양, 첨단 전자, 에너지, 건강 과학을 포함한 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의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TP는 지난달 군위TP 조성전략계획 수립 용역을 실시했다. 올 하반기 기본구상을 수립한 뒤 내년 하반기 중소벤처기업부에 신공항 산업기술단지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도건우 대구TP 원장은 "2026년 상반기 중으로 첫 공사를 시작해 공항 개항 전 단지 조성을 완료해 입주를 성공시킬 것"이라며 "기존 거점인 동대구와 신거점인 군위를 연결하는 초광역 산업권역이 조성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대경경자청은 기존 경제자유구역이 대부분 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신규 후보지 중 하나로 군위를 검토 중이다. 최근 발표한 '2030비전'에서도 신공항 중심의 산업생태계 전략 수립 필요성을 언급하며 공항 주변에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역 기업들도 저마다 군위군의 잠재력을 보며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군위에 공장을 둔 한 기업인은 "국가산업단지를 분양 받을까 생각했지만 현재 공장을 유지하면서 향후 군위 첨단산단이 조성되면 그곳으로 옮겨갈까 한다"면서 "조성원가가 저렴하면서 물류 이동이 편해 원가 절감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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