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구들과 태권도하며 상쾌하게 하루 시작…학교별 다채로운 체육활동 '눈길'

대구시교육청, ‘다:체[體]로운 우리학교 365 프로젝트' 운영
스포츠클럽 운영·교내 대회 개최 등 대구 학교들 다양한 활동

동천초는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꾸준한 체육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천초 넷볼부의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동천초는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꾸준한 체육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천초 넷볼부의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의 말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유효하다. 체력이 바탕이 돼야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 학원·독서실까지 다니느라 늘 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은 체력을 기를 시간이 없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의 운동 부족 학생 비율은 2019년 기준 146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학생 체육활동을 일상화하고 건전한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다:체[體]로운 우리학교 365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학교들은 ▷다:행복한 체력 기르기 ▷다:품 쿼터제 ▷학교스포츠클럽 ▷저체력학생 대상 건강체력교실을 4대 중점과제로 삼아 각자 특색에 맞는 다양한 체육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세 학교의 사례를 살펴보자.

동천초는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꾸준한 체육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천초 육상부의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동천초는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꾸준한 체육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천초 육상부의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누구나 학교스포츠클럽 가입, 동천초

"혜인아, 패스! 다혜야, 받아!"

코트를 쉴 새 없이 오가면서 주고받는 말들이 숨가쁘다. 언뜻 농구처럼 보이는데 뭔가 색다르다. 상대 골대를 향해 연신 패스와 슛을 날리는데 누구도 드리블을 하거나 수비할 때 붙지 않는다. 아예 몸싸움이 없다.

대구 수성구 동천초 넷볼부 학생들의 모습이다. 지난해 창단한 동천초 넷볼부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훈련하는 학교스포츠클럽이다. '넷볼'은 각자의 위치에서 드리블 없이 패스로만 진행되는 안전한 종목이기 때문에 여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축구, 배드민턴, 배구, 피구, 육상 등 학교스포츠클럽의 종목도 다양하다. 동천초는 운동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별해 운영하는 일반 운동부와 달리 체육활동을 희망하는 학생 누구나 학교스포츠클럽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의 긍정적 효과는 학교 현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의 기초체력 등 신체활동 능력 향상은 물론 교우관계 개선, 사회성 및 협동심 향상, 학습의욕 고취 등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도움이 되고 있다.

넷볼부 6학년 김시원 학생은 "친구들과 넷볼이라는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어 매일 학교 가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며 "졸업 전 남은 시간 동안 더 열심히 참여해서 체력도 기르고 좋은 추억도 많이 쌓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삼 동천초 교장은 "학생들의 신체활동이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미래 교육의 기본 토대는 건강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며 "학교의 특색있는 체육활동 운영을 통해 건전한 학교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칠곡중은 올해 4월부터 전 교직원과 전교생들이 아침시간을 활용해 태권도와 맨발걷기 활동을 해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칠곡중은 올해 4월부터 전 교직원과 전교생들이 아침시간을 활용해 태권도와 맨발걷기 활동을 해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아침운동으로 생활의 활력을! 칠곡중

대구 칠곡중에 다니고 있는 2학년 김현우(가명) 군은 태권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등교와 동시에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며 강당으로 향한다. '0교시 체육활동'인 태권도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30~40분 동안 스트레칭을 하고 품새(공격과 방어의 기본기들을 일정 순서로 배열한 기술 체계)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땀이 뻘뻘 흐른다. 태권도를 하지 않는 날은 운동장에서 맨발 걷기를 한다.

대구 북구 칠곡중은 올해 4월부터 전 교직원과 전교생들이 함께 아침시간을 활용해 신체활동을 해오고 있다. 학교 운동부 종목인 태권도와 맨발 걷기를 통해 저체력군 및 비만 학생들이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우며 성장기 건강 관리에 힘쓴다.

아침운동은 평소 학생들의 체력 증진 및 인성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이영길 교장의 주도로 시작됐다. 태권도 고단자인 이 교장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교사들은 "아침운동을 하고 나서 수업 시간에 자는 아이들도 감소하고 점심시간에 밥도 골고루 더 잘 먹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학교 조사 결과, 아침운동을 한 날(화~목)에는 하지 않는 날(월)보다 학생들의 급식 잔반량이 1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운동을 경험한 3학년 한 학생은 "태권도와 맨발 걷기를 통해 활력을 얻으며 하루를 시작하니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친구들, 선생님들과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관계도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영길 칠곡중 교장은 "아침운동을 통해 학생들의 바른 인성 및 체력을 기르고 교직원과 학생이 소통하는 학교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운동을 통해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교육감배 축구 대회에 참가한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학생들이 운동을 통해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교육감배 축구 대회에 참가한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교내 스포츠 대회로 협동심 쑥쑥! 구암고

대구 북구 구암고는 학생들이 운동을 통해 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시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학교스포츠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0교시, 점심시간, 방과후 시간 등 일과 중 틈새 시간을 활용해 운동을 하고 각종 대회를 준비한다.

종목은 축구, 농구, 배구, 배드민턴, 탁구 등으로, 요일과 장소(운동장·강당) 별로 다양한 체육활동들이 진행된다. 학생들의 가벼운 건강관리를 위한 필라테스와 댄스 활동도 있다. 학교는 교내외 대회를 앞두고 해당 종목의 전문가를 초청해 전문적인 훈련을 지원하기도 한다.

학교 자체 행사로 해마다 열리는 '학교스포츠클럽 대회'는 학교 생활의 큰 재미 중 하나다. 학생들은 점심시간,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 개인전 경기를 치르는데 지난해 배드민턴(단식, 복식), 탁구(단식, 복식), 농구(3인 슛팅경기), 족구 등 10종목 이상의 경기가 진행됐다.

체육 수행평가와 연계한 반별 대항전도 실시된다. 체력뿐 아니라 협동심과 규칙을 준수하는 스포츠 정신을 학생들에게 함께 길러 주기 위한 취지다. 현재 1학년을 대상으로 한 팀이 9명으로 구성된 '9인제 배구'가 진행되고 있고, 2학년 '남녀 3복식 배드민턴'과 3학년 '남녀 3복식 탁구' 경기가 차례대로 계획돼있다.

학교 방송반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교실에 경기를 송출해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학생들도 실시간으로 경기를 관람하며 즐길 수 있다.

2학년 정성현 학생은 "학급 친구들과 함께 경기에 참여하는 반별 대항전을 통해 협동심과 배려심을 키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석대 구암고 교장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혼자서 활동을 하는데 익숙한 학생들이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서로 돕고 소통하는 자세를 배우게 됐다"며 "앞으로 교내 체육활동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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