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문화 리더십

금동엽 문화경영 컨설턴트

금동엽 문화경영 컨설턴트
금동엽 문화경영 컨설턴트

우리 사회는 발전의 원동력을 경제와 생산성에 두고 있어서 일반적으로 사회에 대한 문화의 기여를 부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건강, 교육, 기후 및 경제 위기에 대응하고 미래에 개인, 공동체, 국가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구상함에 있어서는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과 복잡성의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있어서 문화와 예술은 현상에 대한 분석과 성찰, 깊은 사고와 창의적 접근, 그리고 포용성을 촉진하고 사회에 역동성을 불어 넣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시대적 변화 속에서 문화 리더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게 인식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문화 리더십은 무엇인가? 문화 리더십은 말 그대로 문화를 선도하는 행위이며, 책임과 청지기 정신으로 문화 전반 또는 특정 문화 부문의 발전과 그 방향을 안내하고,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다. 문화 리더십은 문화 실천을 지렛대 삼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더 큰 관용을 만들어 내고, 지역사회 내의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지역사회 구성원 간에 소통을 장려하며, 격차를 해소하고, 다양한 집단과 세대 간의 이해를 도모한다.

문화 리더십은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된다. 문화 리더십을 문화 분야를 담당하는 고위 공무원, 문화 기관이나 단체의 수장이나 높은 직급의 관리자와 관련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누구도 문화 리더십을 독점할 수는 없으며, 각자의 분야에서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경계를 넓히는 예술가들, 차세대 예술가와 문화 실무자를 양성하기 위해 창의성과 문화적 이해를 높이는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는 교사와 멘토, 문화 정책을 수립하여 문화 분야를 지원하고 관련 법안을 수립해 더 나은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관료 및 정책 입안자들, 문화 기관의 관리자로서 기관의 원활한 기능과 성장을 감독하는 사람 모두가 문화 리더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문화 리더십과 관련해 아쉬운 점은 문화 부분에 대한 공적 지원이나 개입이 많아지면서, 문화 예술 활동이 기관의 형태로 이루어져 예술인들의 활동이 이를 지원하는 문화재단과 같은 기관에 종속됨으로써, 예술가들의 리더십은 점점 약화가 되고, 결과적으로 문화 분야의 창의성이나 혁신성이 퇴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립 문화기관의 수장이나 관리자들은, 공적 제도나 서비스로서의 문화가 아닌, 활동으로서의 문화가 실천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공립 문화기관의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덕목들이 있는데, 이는 공공성에 근거하여, 자신이 속한 조직에 비전과 사명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며, 이해관계자와 협력하고, 의미 있는 문화 경험을 만들어 내 문화 부문의 전반적인 발전과 지속 가능성에 조직이 기여하게 하는 능력이다. 그러려면 리더는 자신이 감독하는 기관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잘 파악하고, 뿌리 깊은 문화적 관행의 부정적인 면을 개선하고, 권위와 전문성에 대한 폐쇄성을 타파해 자신이 감독하는 조직을 열린 조직으로 만들어 지역사회의 더 많은 구성원이 상상력과 풍부한 감성을 발휘하도록 도와야 한다.

"문화 리더는, 자신을 위해 문화를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를 위해 문화를 선도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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