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이제는 로봇 수술 대중화 시대

최소 절개·빠른 회복, 비용은 부담
구병원 최근 도입 최첨단 '다빈치Xi'…3차원 영상 구현에 환부 15배 확대
사람 팔보다도 섬세한 움직임 가능…손떨림 보정 기능 갖춰 안전성 확보
수술 환자들 만족도 커 인기 높아져

구병원 의료진이 수술용 로봇
구병원 의료진이 수술용 로봇 '다빈치 Xi'를 이용해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구병원 제공.

담석증 환자인 김건용(50) 씨는 최근 구병원을 통해 로봇을 이용한 담석절제술을 받았다. 처음에는 복강경 수술로 치료하려 했다가 병원 의료진이 로봇 수술을 추천한 것이었다. 김 씨는 "로봇이 정교하다 해도 사람만 하겠는가 생각했다가 막상 로봇 수술을 받아보니 수술할 때 절개하는 부위도 작았고 통증도 크지 않았다"며 "수술 경과도 만족스럽게 나와서 주변 사람들이 로봇 수술에 대해 고민한다면 적극 추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에서 경쟁적으로 로봇 수술 방식을 도입하고 다양한 질병에 활용하고 있다. 로봇 수술은 로봇 팔을 이용해 세밀한 동작 제어가 가능하고 수술 경과도 좋아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 최근 주목받는 수술 로봇 '다빈치'

구병원이 최근 도입한 수술 로봇은 '다빈치Xi'라는 이름의 수술 로봇이다. '다빈치'는 미국의 '인튜이티브'사(社)에서 개발한 수술용 로봇으로 1999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해 작년까지 전 세계에 3천여 대가 의사들을 도와 수술에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78대, 대구에는 12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병원이 도입한 수술로봇 다빈치Xi는 크게 2개 부분, 즉, 팔과 몸통이 달려 있는 로봇 카트(Robotic cart), 의사가 로봇을 조종하는 수술 콘솔(Operating console)로 구성돼 있다.

로봇 카트는 약 2m의 높이로 본체에는 4개의 팔이 붙어 있고 가운데 있는 팔에는 환자의 몸속을 들여다보는데 사용하는 복강경(Endoscopic stack) 카메라가 붙어 있고, 그 주위로 수술용 기구를 다루는 팔이 3개가 더 붙어 있다.

◆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

로봇 수술이 개발되기 이전만해도 절개를 최소화해서 할 수 있는 수술은 복강경 수술이 대표적이었다. 내시경이 들어갈만한 크기의 구멍을 뚫은 뒤 그 안으로 내시경을 넣어 환부를 살펴보면서 하는 수술이 복강경 수술이다.

로봇 수술 또한 큰 범주로 보면 복강경 수술에 들어간다. 다만, 로봇 수술은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에 비해 더 많은 개선점이 있다.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은 수술 부위에 4~6개 정도의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로봇 수술은 작은 구멍 한 곳만 뚫어도 가능할 정도로 절개 부위나 개수가 일반적인 수술보다 훨씬 적다.

로봇 수술이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더 나은 부분 중 하나가 압도적으로 넓은 수술시야다. 수술 로봇에 달린 복강경 카메라는 3차원 영상 구현이 가능해 입체화면처럼 멀리 있는 곳과 가까이 있는 곳의 구분이 가능하다. 여기에 15배까지 확대가 가능해서 의사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추가적인 절개가 거의 없다.

여기에 로봇 팔은 사람 팔보다 길고 얇은데다 손목 관절 부위의 움직임을 사람의 움직임과 비슷하게 만들어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또 사람 손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공간의 병변으로 접근도 가능하다는 장점도 크게 작용한다.

또한, 손 떨림 방지를 위한 보정 기능이 장착되어 있어서 수술의사의 손이 조금씩 떨려도 로봇 팔에는 떨림이 전혀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진다.

◆ 아직은 비싼 비용이 '옥에 티'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은 "병원 개원 33주년을 맞아 환자들에게 좀 더 정교하고 회복이 빠른 수술을 제공하기 위해 로봇 수술을 도입했다"며 "로봇수술은 대장암, 직장암, 갑상선암 등의 암 수술을 비롯해 담석증, 직장탈출 등 외과분야의 다양한 고난도 수술 영역에서 활용하면 최상의 수술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확신하며 특히 수술 후 환자 만족도가 높아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로봇수술은 최소절개, 최소 흉터, 적은 통증 및 출혈로 입원 기간 단축과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 로봇수술이 정착되기까지는 수술비용이 비싸다는 인식과 부담을 넘어서야 하는 과제가 있다.

또 아직 AI(인공지능) 기술이 수술 로봇에 접목되기에는 시간이 걸리기에 영화나 소설에서 보듯 로봇이 스스로 생각하고 수술하기는 어렵고 당분간 외과의사를 위한 최첨단 수술 기구 수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은 "멀지않아 미국에 있는 환자에게 한국에서 의사가 로봇으로 원격수술을 하는 장면도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로봇의 장점을 활용해 더 나은 치료방법을 찾아 간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사람보다 로봇 의사를 더 신뢰하게 되는 날이 혹시 오지 않을까 하는 약간은 염려스런 상상도 해보게 된다"고 사용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도움말 구자일 구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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