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이재명 위증교사 사건 녹취파일 공개…민주당, "여당이 검찰 나팔수"

與 박정훈 의원, "검찰 날조라던 이 대표 주장, 허황된 것"
野,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는 것이 거짓증언 강요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는 어기구 부의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는 어기구 부의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과 관련해 사건 당사자인 이 대표와 김진성 씨(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 대화를 녹음한 음성 자료를 공개하며 "명백한 위증교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주장을 두고 "없는 사실을 만들지 말라"며 "야당 대표를 향한 음해"라고 반발했다.

◆與, "명백한 위증 교사"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2018년 12월쯤 김진성 씨와 통화했던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재생했다. 공개된 녹취 파일은 약 4분 분량으로 세 차례에 걸친 통화를 편집한 것이라고 한다.

이날 공개된 녹취 파일에서 이 대표는 김 씨에게 "주로 내가 타깃이었던 것, 이게 지금 매우 정치적인 배경이 있던 사건이었다는 점들을 좀 얘기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변론 요지서를 하나 보내주겠다. 우리 주장이었으니까 한번 기억도 되살려보시고"라고 했다.

이 대표는 "있는 대로 진짜, 세월도 지나버렸고", "시장님 모시고 있던 입장에서 한번 전체적으로 얘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등 발언도 했다.

김진성 씨는 녹취에서 "너무 오래돼서 뭐 기억도 사실 잘 안 난다", "어떤 취지로 그 저기(증언)를 해야 할지를 (알려달라)" 등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위증 증거가 녹취를 통해 분명히 확보됐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람에게 이렇게 진술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명백한 위증 교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이 위증교사가 아니면 대한민국 형법에 위증교사가 사라져야 할 정도로 명백하다"며 "사법 방해 행위인 위증교사는 처벌이 상당히 엄한데 징역형이 선고될 경우 이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그간 자신의 혐의를 소설, 검찰의 날조라고 말해왔는데, 그런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국민들에게 직접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녹취 자료 입수 시기와 경로에 대해선 "신빙성도 확인했고 입수 경로의 법적 문제도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당 의원들이 참석한 의원 총회에서도 이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앞서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일~24일 김진성 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과거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위증해 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됐다. 김 씨는 이 대표 재판에서 자신이 위증했다고 자백했다.

검사 사칭 사건은 2002년 당시 KBS PD와 이 대표가 2002년 분당파크뷰 특혜 분양 의혹을 취재하면서 검사를 사칭해 김 전 시장과 통화한 내용을 KBS '추적60분'을 통해 보도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당시 KBS PD는 선고유예를, 이 대표는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이 전과와 관련해 "제가 한 게 아니고 PD가 사칭하는데 제가 옆에 인터뷰 중이어서 도와줬다는 누명을 썼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김진성 씨에게 이 대표가 유리한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혐의(위증교사)가 이 대표에게 적용된 공소사실이다.

◆野, "與, 검찰 나팔수 역할"

박정훈 의원의 녹취 파일 공개를 두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야당 대표를 향한 음해를 쏟아냈다"며 "국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 의원의 정치가 검찰의 나팔수 역할이어서는 안 된다"며 비판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없는 사실을 말해달라는 것이 거짓 증언 강요이지 있는 그대로 얘기해 달라는 것이 거짓 증언 강요인가"라며 "있는 대로 얘기해 달라는 것은 법률로 보호되는 방어권"이라고 했다.

또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듣는 윤석열 대통령처럼, 박정훈 의원도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는 것이 거짓증언 강요로 들렸나"라고 비꼬았다.

이 수석대변인은 "박 의원과 국민의힘은 없는 사실을 만들지 말라"며 "박 의원은 야당 대표의 발언을 거짓 증언 강요라고 매도한 것을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위증교사의 증거라고 신나게 들이민 녹취록은 어떻게 취득했는지도 밝혀야 한다"며 "사건 관계인도 아닌 박 의원이 녹취록을 얻을 곳은 검찰밖에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흘려준 대로 받아 떠들었다면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검찰의 대리인으로 불려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재판받는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재판받는 '위증교사 사건'과 관련한 이 대표의 음성이 담긴 녹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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