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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친환경 열풍에…경유차 인기 '뚝'

대구 등록대수 전년비 5,948대↓
조기폐차 보조금 확대도 감소 원인

대구 군위군 부계면 삼국유사군위휴게소 주유소에서 경유 화물차량 운전자가 요소수를 넣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군위군 부계면 삼국유사군위휴게소 주유소에서 경유 화물차량 운전자가 요소수를 넣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 한 기아자동차 대리점 딜러는 "경유 차량은 찾는 사람도 없는 데다, 간혹 물어봐도 대부분 실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사실 올해 판매한 경유차는 단 한대"라고 털어놨다.

대구 지역 경유차 등록 대수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조기폐차 지원금 확대와 요소수 대란을 겪으며 가파르게 감소 중이던 경유차 등록 규모가 최근 친환경 열풍에 하락 폭은 더 커졌다.

17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자동차 등록자료(5월 기준)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대구 경유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천948대 줄어든 43만2천178대이다. 연도별로 대구 지역 경유차 등록 대수를 살펴보면 ▷2020년 46만8천325대 ▷2021년 46만3천600대 ▷2022년 44만8천102대 ▷2023년 43만8천126대로 해마다 줄고 있다.

이처럼 경유 차량이 감소한 것은 조기폐차 보조금 확대와 요소수 대란 등이 주요했다. 대구시는 지난 2021년 조기폐차 보조금을 최대 300만원에서 600만원까지 확대한 바 있다. 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취약계층 추가 보조금과 조기폐차 대상 등급을 5등급에서 4등급(최대 800만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 2021년 중국발 요소수 대란 위기, 전기·하이브리드 친환경차 보급 확대 등 복합적 요인이 겹치면서 경유 차량이 시장에서 잊혀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요소수 대란 당시에 경유차량 취소 문의가 평소 10배 이상 늘었다"며 "가뜩이나 불안한 데다, 조기폐차 지원금까지 확대된 상황이라 소비자들의 경유차 이탈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화물과 특수용 경유차량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4만1천241대까지 감소했던 경유 화물차량은 올해 14만2천328대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수준(14만2천622대)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특수차량도 지난해 4천130대에서 4천459대로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군위군 편입으로 인한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게 차량등록사업소 측의 설명이다. 대구시 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군위군 편입 이후 화물 경유차량이 8천600대 정도 늘었다"며 "실제로는 7천대 이상의 감소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유차 시장 규모는 앞으로 설자리를 잃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성옥 영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경유 차량 비율이 높기 때문에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국가보조와 경제성 등을 고려해 하이브리드가 당분간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대기오염물질 배출계수가 높은 경유차에 대해 국가가 나서 점유율을 낮춰가야 한다. 또 경유차가 가진 고질적 문제를 시민들도 이해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 경유차 등록대수(5월 기준)

2020년 46만8천325대

2021년 46만3천600대

2022년 44만8천102대

2023년 43만8천126대

2024년 43만2천178대

자료 :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자동차 등록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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