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 ‘무죄’ 호소 이재명에게 절실한 신속 재판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솔직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죄가 없다는 것이 밝혀져서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차기 대선에 출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비주류 정치인으로 시작해서 집권 여당 대선 후보가 된 데 이어 대선 패배에도 국회에 입성하고, 제1야당 대표가 돼 '이재명당'을 완성시킨 성공 스토리와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란 점에서 그렇다.

그에 대한 바람은 또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 대장동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언한 대로 '사탕 하나 받아먹은 적이 없는' 깨끗한 정치인임도 만천하에 드러났으면 좋겠다. 이화영 재판 1심 선고 후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추가 기소한 쌍방울 대북 송금도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였던 이화영이 이재명 지사 몰래 독단적으로 처리할 정도로 대북 사업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 전결권을 준 포용력 있는 도백(道伯)이었다는 사실 또한 제대로 알려졌으면 좋겠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보도블록 한 장까지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며 비교 불가의 시정 장악력을 홍보해 왔지만 말이다.

성남시장 시절 네이버와 두산, 차병원 등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160억원을 받고 행정상의 편의를 봐준 제3자 뇌물 혐의도 실무자들이 처리한 것으로 이 대표는 몰랐던 일이었음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다.

호주까지 가서 골프를 같이 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차장도 가끔씩 발병하는 '안면인식장애'라는 질병으로 인해 기억하지 못했다는 점을 사법부도 인정해 주면 좋겠다. 자연녹지였던 백현동 부지도 국토부의 협박에 못 이겨 4단계 상향 용도변경 해줄 수밖에 없었다는 이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어도 정부의 정부기관 지방 이전 요청에 적극 따르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참작되었으면 좋겠다.

형수나 셋째 형에게 'XXX' 'XX'라며 쌍욕과 막말한 것도 지극히 인간적인 이 대표의 면모를 잘 드러내 주는 가족 갈등의 한 에피소드임도 국민들이 이해해 주면 좋겠다.

지금까지 열거한 모든 것이 바람대로 되면 곧 1심 판결이 마무리될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의혹 재판도 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의 지위를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판결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북 송금 사건 기소와 관련, 이 대표는 17일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에 현금을 몇억, 몇십억씩 주면 유엔 제재 위반이라는 것을 대북 전문가인 이화영 전 부지사가 몰랐다면 그 사람이 바보인가? 쌍방울에 북한에 (경기도가 낼) 돈을 대신 내달라고 하면 뇌물이라는 중대 범죄"라며 "판단은 역사와 국민이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언론은 검찰이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검찰이 조작하고 왜곡하는 수사의 애완견 노릇을 한 사실도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다.

이 대표의 바람처럼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후원금 사건과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의혹 그리고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등 4건의 재판 또한 모두 검찰의 무리한 조작과 기소에 의한 것임도 사법부에 의해 확인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신속한 재판을 요청해야 한다. 누명은 빨리 벗을수록 좋다. 그래서 신속 재판은 그 누구보다 이 대표에게 필요하다. 한없이 늘어지는 이 대표 재판을 보는 국민도 박수를 칠 것이다. 오는 8월 대법관들이 대거 교체되고 사법부 구성도 크게 달라지게 되지만 이 대표의 무죄 주장이 사실이라면 두려워할 게 하나도 없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